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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수는 전국적으로 급속한 고령화와 디지털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 지역 문해교육의 질적 성장을 뒷받침할 ‘전문 문해교사’ 양성을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초등학력인정과 생활문해를 병행하는 부안군의 교육 현실을 감안할 때, 교사의 역량은 곧 문해교육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이기도 하다.
문해교육, ‘가르침’ 아닌 ‘연결’의 시작
현장의 실천 역량을 높이기 위한 이번 연수에서는 ‘그림지도 활용법’, ‘신문활용교육(NIE) 기법’, ‘수업 지도안 사례 나눔’ 등 현장 중심의 실용적 프로그램이 집중 배치되었다. 특히 NIE 교육법은 학습자 스스로가 문해력을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문해교사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또한, 문해교육의 근본 철학과 교사로서의 사명감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도 마련되어 교육의 깊이를 더했다. 이론과 실천을 균형 있게 아우르며, 단순한 한글 교육을 넘어 ‘삶을 가르치는 문해교육’이라는 본질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한 참가 교사는 “교사로서 다시 마음을 다잡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학습자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책임감 있는 자세를 다시금 다짐하게 되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특히 이번 연수는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 내용이 많아 매우 유익했다”고 강조했다.
문해교사 네트워크, 교육의 ‘또 다른 교실’
이번 연수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성과는 문해교사 간 네트워크 기반 구축이다. 연수 후반부에는 지역 문해교사들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동아리 구성 논의가 이뤄졌으며, 이는 향후 부안군 평생교육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해교육은 단지 교실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문해교사들의 연대와 협력은 교육 콘텐츠의 다변화, 수업 질 향상, 교육 접근성 강화 등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이러한 네트워크 강화는 행정 주도의 일방적 정책이 아닌, 현장의 자생적 역량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연수를 기획한 부안군 관계자는 “교사들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만큼이나,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공동체적 구조가 필요하다. 이번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부안군수 권익현, “문해교육은 포용적 성장의 열쇠”
부안군 권익현 군수는 “이번 연수를 통해 문해교육사들의 전문성과 연대감이 한층 강화되었다”며 “앞으로도 부안군은 문해교육을 비롯한 평생교육 분야 전문 인력의 역량 강화를 위한 체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권 군수는 “누구도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포용적 지역사회의 첫걸음”이라며 “학습자 중심의 평생학습 환경을 조성해, 모두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가꾸는 지속가능한 학습도시 부안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글·건강·금융… 삶에 밀착한 문해교육
현재 부안군은 초등학력인정 문해교육반 1개를 포함하여 관내 읍·면 24개소에서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 내용은 단순한 한글 해득을 넘어, 건강, 금융, 디지털 활용 등 실생활 밀착형 교육으로 구성되어 있어 어르신 학습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교육 시설 접근이 어려운 주민들을 위한 ‘찾아가는 디지털 문해교육’은 부안군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평생학습 프로그램이다. 모바일 기기 활용, 키오스크 사용법, 공공기관 온라인 민원 서비스 이용 방법 등 다양한 디지털 활용 교육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정보 격차 해소와 학습자 자립 역량 제고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배움으로부터의 소외’를 넘어서는 정책
전북특별자치도의 농촌 고령화 현실 속에서 문해교육은 단순한 교육 정책이 아닌 ‘삶의 권리’를 보장하는 복지 정책의 일환이다. 특히 부안군의 경우, 디지털 전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어르신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맞춤형 교육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목해야 할 모범 사례로, 교육복지와 디지털 역량 강화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통합적 접근의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문해’를 지역의 힘으로
이번 연수를 통해 확인된 또 하나의 과제는 ‘문해교육의 지속 가능성’이다. 교사 역량 강화와 학습자 맞춤형 프로그램, 그리고 체계적인 네트워크 구축이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행정과 현장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 문해교육이 단순한 어르신 교육의 영역을 넘어, 지역의 문화와 소통, 공동체 재건의 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문해교육을 지역 발전의 엔진으로 삼기 위한 부안군의 노력이, 앞으로 전북특별자치도 전체로 확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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