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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K-컬쳐 상설공연장 운영단 로고(사진_굿모닝전북신문)
[오반장 칼럼] 문화의 뿌리, 전북 상설공연장, 왜 제 기능을 못하나?
전북은 예로부터 판소리와 농악, 마당극 등 다양한 전통문화의 뿌리가 깊고, 오늘날에도 연극·무용·음악 등 예술인이 전국 평균 대비 월등히 많은 지역이다. 그러나 정작 이들을 담아낼 상설공연장 운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최근 전북K컬쳐상설공연운영단이 출범한 배경도 바로 이 모순된 현실에서 출발한다.
전북 도내 상설공연장 현황을 보면, 전주 한옥마을 인근 전통문화전당,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군산 예술의전당, 남원 국악원 상설공연장, 익산 솜리예술회관, 김제문화예술회관, 완주·정읍·순창 등 각 시·군 문화예술회관까지, 전북 곳곳에는 이미 다수의 공연장이 산재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건립됐고, 최신 음향·조명 시설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연중 가동률”은 턱없이 낮은 편이다. 주말과 특정 축제 시즌을 제외하면 관객을 찾기 어려운 ‘개점휴업’ 상태인 경우가 많아 안타까움을 많이 주고 있다.
이러한 운영상의 문제점은 콘텐츠 부족으로 상설공연장임에도 정기 프로그램이나 기획 시리즈가 거의 없고, 임대 행사 위주로 운영되는 점이다. 결국 지역 예술인은 무대에 설 기회를 잃고, 관객은 방문할 이유를 잃게 되는 이유다. 행정 주도 운영으로 공연장 대부분이 공공기관 직영으로 운영되다 보니 민간 기획력과 유연성이 부족하다. ‘공연장 관리’에 머물고, ‘공연장 운영’으로 확장하지 못하는 모순된 구조다.
따한 관객 개발 미흡하고, 공연장의 수요층 분석, 지역 맞춤형 프로그램, 교육 연계 사업이 거의 전무한 편이다. 공연이 있어도 홍보가 취약해 관객은 늘 한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울러 중복 투자로 시·군별로 문화회관을 지었지만 서로 협력하지 않아 프로그램이 중복되거나 빈도가 떨어진다. 결국 도 전체 차원에서의 네트워크형 운영이 실현되지 못했던 점이 아쉽다.
그래서 발전전 방향으로 첫째, 전북형 상설 레퍼토리 구축을 위해 판소리, 농악, 창극, 전통춤 등 ‘한국적 원형 콘텐츠’의 보고란 점을 활용하고,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상설 레퍼토리를 개발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전북만의 공연 아이콘을 만들어야 한다. 비근한 예를들자면, 전주는 소리, 남원은 춘향, 익산은 백제, 군산은 근대문화 등 지역별 스토리를 브랜드화하면 좋을 듯 하다.
| 전북 K-컬쳐 상설공연 운영단(사진_굿모닝전북신문) |
둘째, 운영 주체 다변화다. 지자체 직영 대신, 민간, 예술인과 기획자가 참여하는 ‘공연운영 협동조합’이나 ‘재단형 운영단’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 "전북K-컬쳐상설공연운영단"이 닻을 높이 올리고 출범한 거보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하겠다.
셋째, 통합 네트워크 운영이다. 공연장별로 따로따로 움직이지 말고, 도와 민간 합동으로 일정, 콘텐츠, 홍보를 묶는 플랫폼을 구축하면 된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이 여러 공연장을 패키지로 묶듯, ‘전북공연패스’ 같은 통합 시스템을 만들어 관객이 순환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넷째, 관객 개발과 생활문화 연계다. 공연을 ‘엘리트 예술’이 아니라 생활 속 문화로 확장해야 한다.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노년층 문화 복지 공연, 관광 연계 패키지를 통해 관객층을 넓히는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다.
끝으로, 전북은 문화예술 자원은 풍부하지만, 그것을 담는 상설공연장은 ‘껍데기만 화려한 창고’로 전락해 있었다. 이제는 시설 중심에서 콘텐츠·운영 중심으로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다. 전북 K-컬쳐 상설공연단 홍성일 대표와 14명의 운영단의 출범은 이 같은 인식 전환에 있어서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상설 공연장이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믿음을 현실로 바꾸는 일, 그것이 전북 K-컬쳐의 진짜 시작일 것이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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