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반장 칼럼] “데이터 없는 ‘제2저지선’ 선언 — 검찰 '보완수사권' 논리 설득력 있을까?
최근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검찰의 보완수사는 제2저지선(沮止線)이다”, “하루 50건 넘게 진범을 가려내고 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의 근간이 되는 정량적, 정성적 자료는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고, 공개된 통계의 경우 보완수사 정의조차 불명확해 ‘저지선’이라는 표현이 과장되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본 칼럼에서는 왜 이 발언이 설득력을 갖기 힘든지, 제도적 맥락과 함께 살펴본다.
노만식 대행의 ‘하루 50건 넘는 진범’ 주장과 대검찰청 통계 자료의 불일치
노 대행은 “하루 50건 이상”이라는 구체적 수치를 제시했지만, 대검찰청은 “별도 통계 없음”이라고 답변해 왔다. 이후 제출된 통계는 보완수사의 성과로 진범 특정, 입건과 기소 등이 아니라, 단순히 검찰 내부에 기록 자료 또는 변호사 의견서 첨부 증가를 보완수사로 본 것이 확인됐다고 한다.
즉, “진범을 가려내 입건”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입체적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고, 자료의 신뢰성과 일관성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제도적으로 보완수사권이 검찰의 ‘직접수사’로 변질 우려
2021년 수사권 조정 이후, 원칙은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였으나 2023년 관련법 개정으로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 권한이 확대됐다. 이 변화는 단지 보완수사라는 말 그대로의 기능이 아니라, 검찰이 수사 단계로 다시 진입할 수 있는 구조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다시 말해, 보완수사가 ‘제2의 직접수사’로 변질될 위험이 있고, 이는 수사와 기소 분리, 경찰의 수사권 독립이라는 제도적 취지와 상충할 수 있다.
경찰, 법학계 입장
경찰 측과 국회에서는 “보완수사의 효과를 입증하려면 경찰 오류시정률, 진범 특정수와 입건 수 등을 제시하라”고 자료 요구를 해 왔다. 학계에서는 보완수사권을 제한적으로 인정하면서도, 그 활용 범위와 통제장치가 명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수 언론의 논조를 보면, 검찰의 보완수사 의미는 ‘기록 한 장 더 첨부’ 등으로 느슨하게 적용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따라서 ‘하루 50건’이라는 수치는 실제 수사성과를 반영한다기보다는 집계기준 확대에 따른 산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다.
왜 ‘제2저지선’이라는 표현이 문제일까?
저지선이라는 용어는 경찰 수사의 오류, 미수사, 부실수사 등을 단정적으로 전제하고 검찰에 대한 외부의 ‘위협’을 막는 견고한 방어막을 의미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현재 공개된 보완수사 결과물에는 그 ‘방어막’이 몇 겹이고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보여주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부족하다. 또한, 만약 보완수사가 실질적으로 효과적이라면 경찰의 수사능력 개선, 오류 건수 감소 같은 동반 지표가 나와야 하지만, 오히려 경찰 내부 통제 강화 압박 또는 수사기간 단축 쪽으로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제2저지선’이라는 표현은 성과를 과장하거나 정치적 프레임화하려는 시도로 읽힐 수 밖에 없다.
이런 정치적 프레임화 의견을 피하려면, 검찰측은 보완수사의 입건과 기소 전환율, 경찰 수사 재조사 건수, 진범 특정 사례, 무혐의와 오송치 시정율 등 핵심 성과지표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노만식 검찰총장 대행의 ‘하루 50건’, ‘제2저지선’ 같은 대국민 유화적 수사는 언론과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주겠지만, 실효성과 신뢰성을 담보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오히려 제도적 정당성에 흠집을 남길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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