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세상]|권당문화, 정치판의 악습(惡習)을 폐기하자
권당(圈黨)이란 말, 쉽게 말해 ‘패거리 문화’로 간단하게 풀이 할 수 있다.
권력 주변에 모여 줄을 서고, 그 안에서 끼리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는 정치 방식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사실 권당 문화는 어제오늘 생긴 게 아니다. 역사를 보면 아주 오래돼 하나의 문화를 형성허고 있다. 권당 문화의 뿌리는 조선시대 ‘붕당’부터다. 조선시대에도 정치인들은 편을 갈라 생사를 건 혈투를 벌였다. 동인·서인, 남인·북인 같은 사색당파가 붕당인 셈이다.
처음에는 생각과 학문이 달라서 갈라섰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어떤 정책이 맞느냐”보다 “어느 당파에 속했느냐”가 더 중요해져 버린 것이다. 정권이 바뀌면 상대 편은 숙청당하는 악순환이 일어나자 살아남으려면 힘 있는 쪽에 줄을 서야만 했다.
이때부터 정치는 ‘줄 잘 서야 살아남는 기술’이 돼버렸다. 그럼 현대판 정치에서 권당은 어떻게 변했을까? 그것은 이름만 바뀐 ‘편 가르기’다. 지금은 붕당이라는 말은 쓰지 않지만, 쓰임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요즘 말로 치면 계파, 캠프, 친박계, 비박계, 주류, 비주류 등 결국 “누구 편이냐”로 사람을 나누게 된 것이다.
정책을 잘 아는지, 일을 잘하는지는 뒷전이고 얼마나 충성하느냐, 얼마나 말을 잘 듣느냐가 중요해진 것이다. 국가에 대한 충성이 아니라 한 사람에 대한 충성으로 바뀐 것이다. 공천도 다르지 않다. 실력보다 ‘라인’이 먼저 작동하면서 정치는 점점 ‘능력 게임’이 아니라 ‘관계 게임’으로 변질됐다.
책과 언론, 선거까지 번진 권당 문화, 이 권당 문화는 정치판 안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책도 진영별로 읽히고 쓰였다. 언론도 좌냐. 우냐? 여냐. 야냐? 진영별로 서로를 신뢰하고 밀어주는 형식으로 변했다.
같은 사실을 놓고도,“우리 편이 말하면 진실, 저쪽이 말하면 거짓”이 된다. 선거판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후보의 정책보다 “우리 편이니까 찍는다”가 앞선다. 누군가 같은 편을 비판하면, 그 때는 그 사람은 ‘배신자’란 낙인이 찍히게 된다.
그러면서 상대와의 대화나 토론이 사라지고 만다. 엊그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청와대 오찬 회동 불참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가 신념이나 민주주의,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이 아니라 점점 종교처럼 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권당 문화의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일까? 가장 손해 보는 사람은 역시 국민이요 시민들이다. 무능한데 줄 잘 선 사람은 살아남고, 능력 있는데 쓴소리 하는 사람은 밀려난다. 딱 지금의 우리나라 공천제도의 폐해라는 이야기다. 결과적으로 정책 실패의 책임은 흐려지고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권당 문화가 시민들을 “정치나 정치인이나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냉소적 분위기에 빠지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
좀 더 성숙되고 민주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줄서기 문화에서 벗어나고, 권당에서 탈피하해야 한다.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에게 편을 묻지 말고 무슨 정책을 갖고 있는지, 지난 4년간 어떤 정책을 썼고, 성과는 어땠는지를 꼼꼼하게 따져 봐야 한다. 그리고, 이번에 뽑아주면 “내 사는 지역에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느냐?”를 묻는 비전형 후보를 뽑아주면 된다.
그러고도 끝없이 묻자, 무슨 정책으로 어떤 성과를 냈으며 앞으로 비전은 무엇인지, 누구누구 계보인지가 아니고 누구 라인이 아닌 독자적 비전과 지역 발전을 위한 어떤 꿈을 갖고 있는지를 묻자.
이제 권당 문화, ‘정치판 줄서기 문화’를 깨트리는 유권자들의 절절한 사고 혁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AI 시대를 선도하는 굿모닝전북신문



홈
오피니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