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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농악의 신명, 정월 대보름을 깨우다..
사회

고창농악의 신명, 정월 대보름을 깨우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입력 2026/03/03 13:48
고창농악보존회, 제28회 무형유산 공개행사 성료… 이명훈 상쇠 보유자 인정 기념잔치 더해 전승 의미 키워

고창농악 공개행사 / 고창군

[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사)고창농악보존회가 정월 대보름의 흥과 공동체 정신을 한데 모으며 고창농악의 진면목을 다시 한 번 현장에 펼쳐 보였다.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으로서의 위상을 지닌 고창농악은 이날 전수관 마당을 가득 채운 장단과 몸짓, 그리고 주민들의 호응 속에서 살아 있는 전통의 힘을 또렷이 증명했다.

(사)고창농악보존회(회장 구재연)는 지난 1일 고창농악전수관에서 ‘2026년 제28회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고창농악 공개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전북특별자치도와 고창군의 후원으로 마련됐으며, 고창농악의 예술적 가치와 문화적 의미를 널리 알리고 전승 의지를 다지는 연례 공개행사로 진행됐다.

무엇보다 올해 행사는 단순한 공개 시연을 넘어 의미를 더했다. 지난해인 2025년 고창농악 상쇠 이명훈 보유자가 인정된 것을 기념하는 ‘상쇠 보유자 인정 기념잔치’가 함께 열리면서, 전통의 맥을 잇는 현장의 무게와 기쁨을 동시에 담아냈다. 오랜 세월 농악판을 지켜온 예인의 성취가 지역 공동체의 축하 속에 공유되면서, 이번 행사는 축제이자 전승 선언의 자리로 자리매김했다.

고창농악 공개행사 / 고창군

행사는 정월 대보름의 세시풍속과 농악의 집단 예술성을 압축한 ‘보름굿’과 고창농악의 정수를 보여주는 ‘판굿’으로 구성됐다. 오전부터 전수관 일대에는 흥겨운 가락과 함께 마을의 화합과 안녕을 기원하는 줄다리기, 줄굿, 오방돌기, 줄감기 등이 잇달아 펼쳐졌다. 이어 당산제와 당산굿이 진행되며 액을 막고 복을 비는 전통 의례의 뜻도 되새겼다. 농악이 단순한 공연물이 아니라 마을의 삶과 신앙, 공동체 질서를 품어온 생활문화라는 점을 현장은 분명하게 보여줬다.

오후에는 고창농악 특유의 역동성과 짜임새를 드러내는 판굿이 대미를 장식했다. 상쇠의 가락을 중심으로 치배들의 호흡이 맞물리고, 진법의 변화가 쉼 없이 이어지면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마당을 가르는 발놀림과 힘 있게 터져 나오는 장단은 고창농악이 왜 호남우도농악의 중심축으로 평가받는지를 웅변했다. 점심시간에는 이명훈 보유자 인정을 축하하는 기념잔치가 열려 전수생, 주민, 관계자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도 마련됐다.


고창농악 공개행사 / 고창군

이명훈 보유자는 1990년대 초부터 고창농악에 투신해 전수관 운영은 물론 학술적 토대 마련에도 힘을 쏟아온 인물이다. 단지 기능 보유에 머문 것이 아니라 전승 체계를 다지고 지역 농악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인정은 개인의 영예를 넘어 고창농악 전체의 성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공개행사는 그가 이끄는 고창농악의 깊이와 울림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고창농악은 호남우도농악의 중심이자 고창군의 소중한 문화 자산”이라며 “새로운 보유자의 탄생과 함께 더욱 활기차게 비상할 고창농악의 미래를 함께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통은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사람 속에서 숨 쉬고 마당에서 되살아날 때 비로소 생명력을 갖는다. 이날 고창농악전수관에서 울려 퍼진 장단은 바로 그 사실을 증명했다. 고창농악은 정월 대보름의 흥을 깨우는 데 그치지 않고,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의 오늘과 내일을 힘 있게 두드렸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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