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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창청보리밭축제 / 고창군 |
[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고창군의 대표 봄 축제인 고창청보리밭축제가 올해는 한층 달라진 모습으로 관광객을 맞는다. 광활한 청보리밭 경관이라는 기존 강점에 머무르지 않고, 걷기 체험과 소비 유도, 주민 참여, 교통 편의 개선을 결합한 ‘체류형 축제’로 방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주차요금 전액 환급제 도입은 관광객 편의를 넘어 지역 상권 활성화까지 겨냥한 장치로, 이번 축제가 단순한 계절 행사에서 지역경제형 축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풍경만으로는 부족했다… 고창, 축제의 체질을 바꾸다
해마다 봄이면 고창 공음면 학원농장 일대는 연둣빛 청보리 물결로 뒤덮인다. 바람결을 따라 넘실대는 초록 들판은 이미 전국적인 봄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제 축제의 경쟁력은 단순한 ‘볼거리’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하는지, 지역 안에서 얼마나 소비하게 하는지, 주민과 지역경제에 어떤 실질적 효과를 남기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 고창청보리밭축제 / 고창군 |
고창군이 오는 4월 18일부터 5월 10일까지 23일간 여는 ‘제23회 고창청보리밭축제’는 바로 이 지점에서 변화를 시도했다. 올해 축제 슬로건은 ‘봄의 기억, 길 위에 남다’다. 이름 그대로, 이번 축제는 청보리밭을 바라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 사이를 걷고, 머물고, 체험하고, 지역 안에서 소비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약 63㏊ 규모의 청보리밭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고창의 청정성을 배경으로 방문객에게 쉼과 치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여기에 체험 콘텐츠와 편의 시스템을 촘촘히 덧입혀 축제의 질을 끌어올렸다는 점이 올해의 핵심 변화다.
‘보는 축제’에서 ‘걷는 축제’로… 현장 체험이 중심에 섰다
올해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체험형 콘텐츠 강화다. 대표 프로그램인 ‘보리밭 사잇길 걷기’는 관람객이 청보리밭 한가운데를 직접 걸으며 초록 들판의 결을 몸으로 느끼게 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먼발치에서 사진을 찍고 지나쳤던 관람 방식에서 벗어나, 자연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경험 자체를 콘텐츠로 만든 것이다.
보리밭 곳곳에는 감성형 포토존이 조성되고, 트랙터 관람차 체험도 운영된다. 축제가 더 이상 ‘스쳐 가는 행사’가 아니라 ‘머무르는 공간’이 되도록 구성을 바꾼 셈이다. 특히 어린이날 연휴를 겨냥한 인형극, 마술, 버블쇼와 같은 가족형 프로그램은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클래식 버스킹, 고창농악 거리공연, 퓨전국악 공연까지 더해지면서 축제는 세대별 체류 수요를 두루 겨냥한 종합형 콘텐츠로 확장됐다.
| 고창청보리밭축제 / 고창군 |
주차요금 환급제, 편의정책 넘어 지역경제 장치로
이번 축제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주차요금 전액 환급제’다. 방문객이 납부한 주차요금 1만원을 고창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표면적으로는 무료 주차와 같은 효과를 주지만, 실질적으로는 축제 소비를 지역 상권으로 연결하는 경제 장치다.
관광객은 환급받은 상품권을 축제장뿐 아니라 고창군 전역의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결국 관광객의 지출이 지역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고창 안에서 다시 순환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이는 단순한 서비스 확대가 아니다. 축제를 지역경제 회복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행정의 의지가 담긴 대목이다.
짧게 보고 떠나는 관광보다 하루 더 머무르고 한 번 더 소비하게 만드는 축제가 결국 지역에 더 큰 효과를 남긴다. 고창군이 올해 청보리밭축제를 ‘체류형 축제’로 규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통·편의시설 손질… 축제 완성도는 기본에서 갈린다
관광객 만족도는 콘텐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주차, 화장실, 이동 동선, 먹거리 신뢰 같은 기본 여건이 받쳐줘야 한다. 고창군은 이번 축제를 앞두고 주차면수를 기존 772면에서 822면으로 늘렸고, 선동초등학교 운동장에 대형버스 50대 규모의 임시주차장도 추가 확보했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25인승 셔틀버스 4대를 상시 운행하고, 주요 구간에는 일방통행 체계를 도입해 차량 혼잡을 줄일 계획이다. 화장실은 기존 5개소에서 8개소로 확대했다. 시설물 정비와 도색도 마쳤다. 축제장 운영의 기본기를 먼저 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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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창청보리밭축제 / 고창군 |
먹거리 분야에서는 위생 점검 강화와 가격표시제 도입, 물가안정 부스 운영 등을 통해 관광객 불신 요인으로 지적돼 온 바가지요금과 위생 문제를 줄이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다시 찾는 축제는 결국 불편이 적은 축제라는 점을 의식한 조치로 읽힌다.
주민이 참여하고 지역이 남는 축제여야 한다
이번 축제는 주민 참여 확대도 중요한 축으로 삼고 있다. 먹거리와 향토부스 운영에 지역주민 참여를 유도하고, 관광객 소비가 주민 소득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강화했다. 축제가 외부 관광객만을 위한 보여주기 행사가 아니라, 지역민에게 실제 소득과 활력을 남기는 행사여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김영식 고창군 부군수는 “주차요금 환급제는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경제에 남도록 설계한 새로운 시도”라며 “누구나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깨끗하고 품격 있는 축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결국 올해 고창청보리밭축제의 성패는 방문객 숫자만으로 가려지지 않는다.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얼마나 만족하고 돌아갔는지, 그리고 그 발걸음이 지역경제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가 더 중요하다. 초록물결은 이미 준비됐다. 이제 고창은 그 풍경 위에 지역상생이라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축제 개요
기간: 2026년 4월 18일~5월 10일
장소: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 일원
문의: 063-563-9897
최진수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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