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칼럼] 교육감 후보의 ‘논문 의혹’, 더 중요한 것은 '설명 책임 앞의 태도'다
전북교육감 선거가 정책 경쟁을 넘어 후보자의 공적 윤리와 위기 대응 능력을 시험하는 무대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불거진 이남호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과 연구 윤리 논란 역시 단순히 사실관계의 진위를 가리는 차원을 넘어, 공직 후보자가 의혹 앞에서 어떤 태도와 책임 의식을 보여주는가라는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의혹 제기는 흔한 일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의혹 자체만이 아니다. 문제 제기 이후 후보가 얼마나 성실하게 설명하고, 얼마나 투명하게 검증에 응하는가가 결국 공적 신뢰를 좌우한다. 충분한 자료를 공개하고 공개 검증을 자청하는 길도 있고, 법적 대응을 앞세워 문제 제기 자체를 방어 대상으로 규정하는 방식도 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후보자의 공직 철학과 위기관리 역량을 드러낸다.
이번 사안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 역시 단순히 “논문이 실제 표절인가 아닌가”에만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반복된 질의와 해명 요청에 후보 측이 어떤 자세를 취했는지가 더 중요한 검증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전 자료 전달, 반론 기회 제공, 답변 시간 부여, 직접 만남을 통한 설명 약속 등이 있었음에도 공식적이고 충분한 설명이 뒤따르지 않았다면, 이는 학문 윤리 논란과 별개로 공직 후보자의 설명 책임 문제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더욱 우려되는 지점은 일부 캠프 관계자의 대응 방식이다. 이남호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로 지목된 인사가 전화 통화 과정에서 “연구가 무엇인지, 학문이 무엇인지 알고 의혹을 제기하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면, 이는 논점에 대한 반박 이전에 문제 제기자의 자격과 수준을 겨냥한 태도로 읽힐 여지가 크다. 공적 검증 요구에 대한 대응이 설명과 근거 대신 상대를 폄훼하거나 논의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비칠 경우, 유권자의 신뢰를 얻기보다 의구심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충분한 반론 기회가 있었다는 전제 아래에서도 답변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이유가 “황당한 주장이라서”, “시간이 없어서”라는 수준에 머문다면, 공적 책임의 무게를 감안할 때 설득력 있는 대응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특히 교육감을 지향하는 캠프라면 사실 여부를 떠나 검증 요구 자체를 존중하는 태도부터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목에서 교육계 일각이 제기하는 비판 역시 가볍지 않다. 그동안 이남호 후보 측이 경쟁 후보인 천호성 후보의 칼럼과 기고문 문제를 두고 기자회견까지 열며 “표절”과 “부적절한 인용”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던 전례를 떠올릴 때, 정작 자신을 향한 의혹에는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이른바 ‘내로남불’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공직 후보에게 요구되는 것은 엄격한 잣대 그 자체가 아니라, 동일한 기준을 자신에게도 적용하는 공정성이다.
물론 두 사례를 단순 비교하거나 사실관계를 단정하는 데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그러나 유권자의 시선은 늘 한 가지 질문으로 수렴된다. “누가 더 책임 있게 설명했는가.” 실제로 유사한 인용 논란 당시 천호성 후보가 공개 사과와 해명에 나섰던 사례와 비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교육감은 학생과 교사에게 정직, 책임, 공정이라는 가치를 가르치는 교육 행정의 최고 책임자다. 그래서 교육감 후보를 둘러싼 윤리 논란에서는 의혹의 진실만큼이나, 그 이후 보여준 태도와 소통 방식이 더 엄격한 평가를 받는다. 교육은 말보다 태도로 가르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결국 선거는 법정이 아니라 유권자의 판단 위에서 결정된다. 법적 공방의 승패 이전에, 의혹 앞에서 어떤 자세를 취했는지, 설명 책임을 얼마나 성실히 이행했는지, 그리고 그 태도가 교육 공동체가 기대하는 리더십에 부합하는지는 오롯이 유권자의 몫으로 남는다. 교육감 선거에서 가장 무거운 질문은 어쩌면 ‘논문이 무엇이었는가’보다 ‘후보는 어떻게 응답했는가’일지 모른다.
제천 오운석, 굿모닝전북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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