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한 표 팔면 '나 자신'을 도둑 맞는 것”… 불법 동원·대리투표, 이번엔 유권자가 뿌리 뽑아야
6·3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내일과 모레 이틀간 실시되는 사전투표는 유권자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는 민주주의의 축제다.
그러나 선거 때마다 이 축제를 오염시키는 “검은 그림자-투표 거간꾼” 또한 어김없이 출몰해 왔다. 농산어촌 고령 노인,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요양시설 입소자, 병원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차량을 동원해 집단으로 투표소에 데려가거나, 보호자·봉사자·대리인 행세를 하며 특정 후보에게 기표하도록 유도·강요하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마을 이장·통반장, 시설 관계자, 선거운동원 등이 개입해 “모시고 간다”는 명분으로 사실상 투표 선택을 통제하거나 감시하는 일 역시 적지 않게 지적돼 왔다.
겉으로는 편의 제공처럼 보일지 몰라도 투표 의사에 영향을 미쳤다면 명백한 선거범죄다. 더구나 “점심값”, “기름값”, “교통비”, “일당” 등 명목으로 “선거 끝나고 사례하겠다”며 돈봉투가 오가거나 식사를 제공하고, 선거 후 대가를 지급하는 이른바 사후 표 매수 역시 중대한 범죄다. 가장 기가막힌 수법은 차에 10명, 15명 단위로 탑승시켜 관외지역으로 나가 투표케하고 관광까지 즐기게 하는 "관외 편법 투표"다.
이에대해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2.3.부터 관서별 선거사범 수사전담팀 2,096명을 편성해 운영하면서 최근 각 지구대, 파출소 인력까지 총동원해 선거사범 단속에 매진하고 있다. 또, 각 지역 경찰청은 지난 14일, 3단계인 최고 수준으로 격상해 선거경비종합상황실을 설치하고 부정선거사범 단속을 하고 있다. 주요 범죄는 허위·가짜뉴스 유포 등 흑색선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품·향응수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하는 공직자들의 선거 관여 등 민주주의 근간을 해치는 3대 선거범죄는 ‘무관용 원칙’으로 신속, 엄정하게 수사를 진횅화고 았다.
또한 공직선거법은 이를 매우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 10만원을 받으면 최고 50배인 5백만원 까지 과태료를 물린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먼저 공직선거법 제230조(매수 및 이해유도죄)는 “투표를 하게 하거나 하지 않게 하거나 특정 후보를 찍게 할 목적으로 금품·음식물·차량 제공, 이익 제공 또는 그 약속만 해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한다.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선거 끝나고 주겠다”, “당선되면 챙겨주겠다”는 약속만으로도 처벌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지시하거나 권유하거나 알선한 경우 역시 더욱 무겁다. 경우에 따라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까지 가능하다.
또 공직선거법 제237조(선거의 자유방해죄)는 위계·사술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선거의 자유를 방해하거나, 자기의 보호·지휘·감독 아래 있는 사람에게 특정 후보 지지나 반대를 강요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요양시설 책임자, 마을 책임자, 직장 책임자 등이 “누구 찍어라”, “모두 함께 움직이자”고 압박하거나 사실상 강요했다면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아울러 공직선거법 제241조 투표의 비밀침해, 제248조 사위투표죄는 타인의 의사에 개입하거나 본인이 아닌 사람이 대신 투표하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차량 동원도, 식사 제공도, 교통비 명목의 돈봉투도, 투표 후 사례금 약속도, 대리기표도, 특정 후보를 찍으라는 압박도 모두 “선거범죄”가 될 수 있다.
이제 경찰과 선거관리위원회가 움직여야 한다.
사전투표소와 본투표소 주변에 반복적으로 드나드는 차량, 요양시설·병원 출발 집단 이동, 투표소 입구까지 따라붙는 과도한 동행, 기표소 주변 개입 행위, 식사 제공과 금품 살포 정황 집단관광 등에 대해 현장 중심 단속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신고가 들어오면 즉시 출동하고, CCTV와 차량 이동 동선, 계좌 흐름까지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 특히 “시골이라 늘 해오던 일”, “노인들 편의 봐드린 것뿐”이라는 말로 넘어가선 안 된다. 도움과 통제는 다르다. 편의 제공의 외피를 쓴 선거 개입이라면 단호히 처벌해야 한다.
유권자들에게도 당부한다. 누군가 “차 태워줄게”, “밥 사줄게”, “기름값 줄게”, “끝나고 사례할게” 하며 접근한다면 경계해야 한다. 누군가 내 손을 잡고 기표를 유도하려 한다면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투표는 누구의 부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양심에 따라 행사하는 주권자의 권리다.
이번 6·3 지방선거만큼은 사전투표소도, 본투표소도 불법 동원과 대리투표, 금품선거의 무대가 아닌 국민 주권이 살아 숨 쉬는 깨끗한 공간으로 지켜내야 한다.
제천 오운석, 굿모닝전북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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