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북판 '명청대전'인가, 현수막 테러 정치를 멈춰라
전북 정치가 어디까지 추락할 것인가.
선거철이면 네거티브가 등장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전북 도심 곳곳에서 벌어진 현수막 전쟁은 도민들마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고 있다.
무소속 김관영 후보의 현수막 주변을 둘러싸듯 설치된 수많은 비판성 현수막.
"현금 살포!"
"거짓말 정치!"
"투표로 심판합시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해당 현수막이 당 차원에서 제작·설치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불법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네거티브 역시 선거전략의 하나라는 취지의 설명도 내놓았다. 네거티브 전략이 공당의 전략이라니...
도민들의 시선은 다르다.
합법과 불법 이전에, 왜 전북의 미래를 놓고 경쟁해야 할 선거가 상대를 포위하는 현수막 전쟁으로 변질됐느냐는 것.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를 두고 이미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김관영 대 이원택의 대결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김관영 대 민주당 지도부의 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원로 정치인인 박지원 의원은 한 방송에서 "김관영 후보가 컨셉을 잘 잡았다. 김관영 대 정청래 구도"라는 취지의 평가를 내놓으며 정치권의 시선을 끌었다.
실제로 최근 전북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명청대전'이다.
김관영 대 이원택의 선거가 아니라 김관영 대 정청래의 싸움이라는 의미다.
김 후보 측은 최근 민주당의 각종 공세를 중앙당 차원의 정치적 공격으로 규정하고 있고, 민주당은 이에 맞서 조직력을 총동원하는 양상이다.
물론 민주당 전북도당은 최근 불거진 현수막 전략과 관련해 조승래 사무총장이 직접 지시하거나 결정한 사안은 아니라는 취지로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도민들이 보는 것은 내부 의사결정 구조가 아니다.
눈앞의 현실이다. 정책은 사라지고 비난만 남았다. 공약도 사라지고 비전도 사라지고 적개심만 남았다.
전북은 지금 청년 유출, 지방소멸, 산업기반 약화, 새만금 개발 지연, 인구 감소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런데도 거대 정당이 보여주는 모습은 현수막 포위전이다.
도민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당비는 정책 개발에 쓰는 것인가,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현수막 제작에 쓰는 것인가."
민주당은 오랜 세월 전북도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왔다.
그렇다면 더욱 겸손해야 한다. 지지를 받았다고 해서 도민 위에 군림할 권리를 얻은 것은 아니다.
섬김의 정치는 사라지고 군림의 정치가 되면 민심은 곧바로 등을 돌린다.
더구나 상대 후보를 향한 과도한 네거티브는 결국 정치 전체에 대한 혐오만 키울 뿐이다.
도민들은 현수막을 보러 투표장에 가는 것이 아니다. 누가 전북을 살릴 것인지 보기 위해 투표장에 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선거가 정책 경쟁의 장이 아니라 현수막 테러의 역사로 기록된다면, 그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선거는 끝나도 도민들은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야 한다.
이제는두 후보는 상대를 공격하는 정치가 아니라 도민을 설득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제천 오운석, 굿모닝전북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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