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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승래의 입, 김관영의 확성기..
정치

[기자수첩] 조승래의 입, 김관영의 확성기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6/06/02 10:55 수정 2026.06.02 11:18
- 선거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상대를 공격해 지나치게 키워주는 것이다
- 정치의 역설(逆說)이다

제천 오운석(사진_굿모닝전북신문)

[기자수첩] 조승래의 입, 김관영의 확성기

선거 막판이다. D-1 일이다.

후보들은 한 표가 아쉬워 골목을 누비고 있는데, 어제 6월 첫날부터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은 또다시 기자 회견장에 섰다. 그리고 예상대로 김관영 후보와 김관영 편을 들어 준 송영길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런데 묘한 장면이다. 민주당 후보는 이원택인데 정작 김관영 후보와 가장 치열하게 싸우는 사람은 민주당 사무총장 조승래다. 민주당 도지사 선거인지, 민주당 지도부와 김관영 후보의 대결인지 헷갈릴 정도다.

정치판에서는 벌써 이런 말이 나온다. "김관영 한명에, 상대는 민주당 지도부 전체 같다."러는 약간의 비아냥이 섞인 말로 들린다.

선거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상대를 무시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위험한 것은 상대를 지나치게 키워주는 것이다. 지금 민주당 지도부가 하고 있는 일이 김관영을 얼마나 키워주고 있는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예를들자면 "특정 후보가 당선돼도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말이다.

김관영 후보가 던진 "내가 당선되면 정청래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은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린 메시지였다고 본다. 그런데 여기에 즉각 반응하고 해명하고 반박하면 선거의 중심은 이원택 후보가 아니라 김관영 후보로 옮겨가고 만다.

정치의 역설(逆說)이다. 침묵하면 사라질 수도 있는 이슈를 직접 확대 재생산해 주는 셈이다. 더구나 지금 전북 민심은 단순하지 않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조차 공천 과정과 감찰 과정, 중앙당 개입 논란 등에 대해 각자의 판단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당 인사가 연일 전북에 등장해 특정 후보를 공격하는 모습은 설득보다는 압박으로 비칠 수 있다.

전북 사람들은 원래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고 또 전북은 그런 지역이다. 정당은 좋아해도 훈계받는 것은 싫어한다. 더 심각한 것은 전북 유권자들의 자존심 문제다. 전북 선거를 설명하면서 다른 지역인 평택을 선거와 단순 비교하거나, 중앙당 논리로만 해석하려는 태도는 전북 민심을 오독하는 지름길이 될수 있다.

전북은 늘 스스로 판단해 왔다. 과거 무소속 돌풍 때나 국민의당 때도 그랬고, 거대 정당에 대한 경고도 그랬다. 정치는 일방 통행이 아니라 설득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기자회견에서 들린 것은 설득의 단어보다 경고와 반박의 언어에 가까웠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과연 그 메시지가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이원택 후보를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민주당 지도부의 체면을 위한 것이었는지 유권자들은 알고싶어 한다.

선거가 끝나면 결과는 숫자로 나온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남겨진 기억은 숫자보다 오래간다. 지금 전북도민들이 기억하는 것은 정책 발표보다도 중앙당과 특정 후보 간의 끝없는 충돌이다. 정치는 상대를 공격하는 기술이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얻는 기술이라는 말이 있다. 만약 이번 선거가 예상보다 어려워진다면 그 이유는 상대 후보 때문만이 아닐 수 있다.

정치가 민심을 이기려 할 때마다 민심은 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힘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전북도민은 결코 누구의 하명이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유권자가 아니다.

그 사실을 가장 먼저 잊지 말아야 할 사람들은 어쩌면 중앙당 지도부일지 모른다는 생각이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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