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주시정, 이제는 혁명적 대청소가 필요하다
6·3 지방선거를 통해 전주시민들은 새로운 선택을 했다. 새로 당선된 조지훈 전주시장은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지난 4년의 시정은 실패한 시정"이라고 규정했다. 결코 가벼운 발언이 아니다. 전주시의 재정상황과 행정 현실을 들여다본 결과라면 이는 전임 시정에 대한 사실상의 심판선고에 가깝다.
조 시장은 빚만 늘어난 시정, 시민보다 권력과 측근 중심으로 운영된 시정의 한계를 지적하며 정무직과 이른바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의 전면 쇄신을 예고했다. 또한 취임식을 생략하고 A4 용지 한 장으로 업무보고를 받겠다고 밝혔다. 화려한 행사보다 실무를 선택하겠다는 선언이다.
시민들은 지금 조지훈 시장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면서도 동시에 냉엄한 주문을 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전주시정을 처음부터 다시 점검하라"는 것이다.
그동안 전주시는 수많은 사업과 공사, 각종 용역과 정책이 추진됐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답답한 행정이라는 평가가 끊이지 않았다. 각종 개발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했고, 재정은 갈수록 악화됐으며, 시민들의 삶은 나아졌다는 실감을 얻지 못했다.
더 심각한 것은 행정 내부에 형성된 관성이다. 시장의 뜻이 곧 정책이 되고, 비판은 배척되며, 측근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굳어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일부 정무직 인사들은 시민이 아닌 권력만 바라봤고, 일부 사업은 특정 인맥과 업자들만 배를 불렸다는 의혹마저 지역사회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새 시장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첫째, 전임 시정이 추진한 주요 사업과 예산 집행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이미 착수했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가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시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이라면 과감히 중단하고, 낭비성 사업이라면 즉시 손질해야 한다. 행정의 연속성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이익이다.
둘째,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
전임 시장의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척하라는 뜻이 아니다. 능력과 성과가 없는 인사, 권력에 기대어 자리를 차지했던 인사, 시민보다 정치권을 우선했던 인사들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읍참마속의 결단 없이는 혁신도 없다.
셋째, 인맥과 이권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시청 주변을 맴돌며 사업을 독점하고 영향력을 행사했던 각종 비선 네트워크와 유착 구조가 존재했다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행정은 특정 세력의 전리품이 아니다. 시민 전체의 자산이다.
넷째, 재정 비상체제를 가동해야 한다.
전주시의 재정 상황은 더 이상 낙관할 단계가 아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러다 모라토리엄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실제 선언 여부를 떠나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일은 새 시장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조지훈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전주시민이 최우선이고 민원인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이 말이 단순한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시민들은 화려한 수사를 원하지 않는다. 결과를 원한다.
새로운 전주시정은 전임 시정과의 차별화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낭비된 것은 환수하며, 무능한 것은 교체하고, 필요한 것은 과감히 추진하는 전투적 개혁정신이 필요하다.
혁신은 타협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금 전주시에 필요한 것은 미봉책이 아니라 대수술이다. 시민들은 조지훈 시장이 칼을 들었다면 끝까지 수술하길 바라고 있다. 그 칼끝이 향해야 할 곳은 정쟁이 아니라 무능이고, 정치보복이 아니라 행정혁신이어야 한다.
전주시정의 시계는 이제 다시 시작됐다.
재천 오운석, 굿모닝전북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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