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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전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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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상처”를 인정하지 않는 화합은 없다, 전북은 먼저 “아픈 곳”부터 들여다 보자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6/06/15 10:47 수정 2026.06.15 11:08

용서와 화합(사진_ai이미지 제작)

[사설] “상처”를 인정하지 않는 화합은 없다, 전북은 먼저 “아픈 곳”부터 들여다봐야 한다

 

 요즘 전북 정치권에서 "화합"이라는 단어가 자주 들린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 지금 전북도민들의 마음 상태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한 마디는 “화합”이 아니라 “상처”다.

이번 6·3 지방선거는 전북 정치사에 길이 남을 만큼 치열했다. 도지사 선거는 정책 경쟁보다 상대를 향한 공격과 비난이 더 큰 주목을 받았고, 심지어 내란 프레임까지 덧 씌워진 정치 생명이 두 동강 날 정도의 치열함이 있었다. 교육감 선거 역시 “표절”부터 “개인의 과거”까지 들먹이며 서로를 향한 의혹 제기와 고소·고발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공천 과정에서 제기된 불공정, 불투명, 편향적이라는 각종 논란은 적지 않은 도민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안겼다. 결과가 어떠했든 많은 유권자들은 공정한 운동장에서 경기가 치러졌다고 느끼지 못했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선거에서 지는 것은 견딜 수 있다. 민주주의란 원래 승패를 인정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하지 못했다는 의심이 남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패배보다 더 아픈 것은 억울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전북에는 선거 패배의 상처보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는가"라는 물음이 더 많이 남아 있다고 봐야한다. 정치권은 이 물음을 모른척 해서는 안 된다. 선거 기간 내내 상대를 향해 비방과 독설을 퍼붓고, 정적으로 규정하고, 지지자들까지 서로 등을 돌리게 만든 뒤 선거가 끝났다고 갑자기 화합을 말한다고 해서 상처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는 속담이 있다. 그러나 물레방아가 멈춘 이유를 돌아보지 않은 채 새 물만 기다리는 것도 무책임하다. 먼저 상처를 인정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상처받은 분들이 있었다."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가진 도민들이 있었다." "과도한 비난과 공격으로 마음을 다친 분들이 있었다." 정치권이 이 정도의 자기반성조차 하지 않는다면 화합은 구호에 그칠 뿐이다.

역사를 보자. 미국은 남북전쟁 이후 승리한 북부가 남부를 완전히 굴복시키려 했지만 그 후유증은 수십 년 동안 이어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가 위대한 지도자로 평가받는 이유는 승리했기 때문이 아니라 상대의 “상처”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샤를 드골 역시 분열된 국민들에게 과거보다 “국가 재건이라는 미래를 제시”했다.

독일의 빌리 브란트는 국민 앞에 “무릎을 꿇음”으로써 수많은 연설보다 강한 화해의 메시지를 남겼다. 진정한 화합은 강자의 선언이 아니라 강자의 “겸손”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지금 전북이 기다리는 것은 승자의 축포와 측근들만의 축하연이 아니다.

사과와 성찰이다. 도민들은 “승자의 오만”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도민들은 “패자의 분노”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도민들이 보고 싶은 것은 전북의 미래를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이다. 만약 이원택 당선인이 먼저 손을 내밀고, 김관영 지사가 품격 있게 응답한다면 전북 정치사는 새로운 장면을 기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전북 정치 원로들, 큰 어른들이 나서야 한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전북의 미래를 걱정하는 원로들이 도민 대화합 선언을 이끌고, 서로 다른 진영의 정치인들이 한자리에 앉아 전북 발전을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비로소 상처는 치유되기 시작할 것이다.

전북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상처를 외면한 채 또 다른 선거를 준비할 것인가. 아니면 아픈 곳을 먼저 인정하고 미래를 향해 걸어갈 것인가. 상처를 인정하지 않는 화합은 없다.

그리고 용서 없는 미래도 없다. 전북의 미래는 상대를 무너뜨리는 데 있지 않다. 상대를 다시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용기 속에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제천 오운석

제천 오운석, 굿모닝전북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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