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호성 교육감 당선인(사진_굿모닝전북신문) |
[사설] 천호성 교육감 인수위, 사람보다 시스템을 보라
전북교육이 또 한 번 중대한 갈림길이자 새로운 길에 들어섰다.
선거는 끝났지만 교육현장은 여전히 상처와 갈등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임 교육감의 중도 퇴장과 각종 논란, 교육행정에 대한 불신은 도민들에게 적지 않은 실망을 안겼다. 특히, 사법리스크 등 불안한 경기장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출범한 천호성 교육감 인수위원회는 단순히 업무를 넘겨받는 조직이 아니다. 전북교육의 신뢰를 복원하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방자치법상 교육감 인수위원회 활동기간은 길어야 20여 일 남짓이다. 위원 수도 제한적이고, 교육·행정·감사·예산·법률 전문가가 충분히 균형 있게 참여했는지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그렇다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형식적 업무보고만 받고 끝나서는 안 된다. 인수위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을 점검하는 것이다.
우선 인사 시스템 전면 점검이 필수다. 전북교육청 조직 전체를 대상으로 최근 수년간의 특별채용, 임기제 공무원 채용; 정책보좌 인력 운용, 산하기관 인사
등을 객관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인사권은 교육감의 고유 권한이다. 그러나 인사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의심이 반복되면 교육행정 전체의 신뢰가 무너진다. 특정 개인을 겨냥하기보다 "재발 방지 장치가 있는가"를 살펴라.
다음은 예산 집행 실태 검증이다. 전북교육청 예산은 연간 수조 원 규모다. 인수위는 연구용역, 시설공사, 스쿨 넷 등 정보화사업, 각종 위탁사업, 민간보조사업 현황을 집중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특히나 특정 업체 반복 수주 여부, 수의계약 비율, 사업 효과성 등을 살펴 향후 감사 대상 여부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육성과 평가다. 도민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정치가 아니다. "학생들의 실력이 얼마나 좋아졌는가"다. 인수위는 기초학력 수준, 학력격차, 교권침해, 학교폭력, 특수교육, 농산어촌 교육 등 핵심지표를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청이 무엇을 했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무엇이 개선됐는지를 봐야 한다.
넷째, 산하기관 실태 점검이다. 전북교육청 산하에는 직속기관, 교육지원청, 각종 출연·위탁기관 등이 존재한다. 이들 기관의 정원 증가, 조직 비대화, 성과 평가 등을 검토해야 한다.
다섯째, 감사 사각지대 발굴이다. 20일 안에 모든 것을 조사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인수위는 직접 수사기관 역할을 하려 해서는 안 된다. 대신 "향후 감사가 필요한 분야"를 찾아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즉, 감사원 감사 요청, 교육부 감사 건의, 전북교육청 자체 특정감사 실시 권고 목록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이다.
인수위가 실패하는 가장 흔한 이유를 보면, 역대 인수위 상당수는 업무보고 받고, 사진 찍고, 백서 한 권 만들고 끝났다. 그러나 도민들은 그런 인수위를 기억하지 않는다. 반대로 문제점을 발견하고, 제도개선 과제를 남기고, 새 정부·새 교육청의 방향을 제시한 인수위는 오래 기억된다.
천호성 인수위에 필요한 세 가지는 정치적 보복으로 비치지 말 것. 의혹 제기보다 자료 검증에 집중할 것. 모든 것을 조사하려 하지 말고 핵심 10개 정도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
전북교육은 이미 두 차례나 교육감의 중도 퇴장을 경험했다. 이는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행정의 견제와 감시 시스템이 충분히 작동했는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뼈 아픈 대목이다.
천호성 교육감 인수위원회가 남겨야 할 것은 화려한 백서가 아니다. "앞으로는 누구도 사적으로 교육행정을 이용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제도적 설계도다. 그것이야말로 짧은 20일을 가장 가치 있게 사용하는 길이며, 전북교육이 다시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번 전북교육감 인수위는 사실상 업무 인수보다 전북 "교육행정 정상화 진단"에 더 큰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다.
제천 오운석, 굿모닝전북신문 대표
| 제천 오운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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