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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 영농부산물 안전처리 지원사업 본격화…불법소각 막고 토양 살린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입력 2026/03/05 14:25
고춧대·깻대·잔가지 무료 파쇄 지원…14개 읍·면 순회 운영
산림 인접지·고령농·여성농업인·취약계층 우선 지원, 상반기 104농가 68㏊ 대상

고창군 영농부산물 파쇄지원 / 고창군
[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고창군이 봄철 산불과 미세먼지 저감, 농경지 자원순환을 한 번에 잡는 ‘찾아가는 영농부산물 안전처리 지원사업’을 본격 가동했다. 논·밭두렁에서 태워지던 고춧대와 깻대, 잔가지 등을 무료로 파쇄해 다시 농지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불법소각 관행을 줄이고 토양 비옥도까지 높이는 현장형 농정 지원이 속도를 내고 있다.

고창군이 고창읍을 시작으로 관내 14개 읍·면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영농부산물 안전처리 지원사업’을 본격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수확이 끝난 뒤 논과 밭에 남는 고춧대, 깻대, 과수 잔가지 등 영농부산물을 태우는 대신, 신청 농가를 직접 찾아가 파쇄기를 활용해 무료로 분쇄해 주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현장에서는 잘게 부서진 부산물을 곧바로 밭에 뿌려 자원으로 되돌리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고창군 영농부산물 파쇄지원 / 고창군

사업의 핵심은 분명하다. 첫째, 불법소각을 줄여 봄철 산불 위험을 낮춘다. 둘째,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유해물질 배출을 줄인다. 셋째, 파쇄된 부산물을 토양에 환원해 유기물 공급과 토양 비옥도 증진 효과를 높인다. 말 그대로 ‘1석3조’의 현장 행정이다.

고창군은 특히 지원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했다. 산림과 인접한 지역, 즉 산림 경계로부터 100m 이내 농지를 비롯해 고령농, 여성 농업인, 취약계층 농가를 우선 대상으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봄철 건조기에는 작은 불씨 하나가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위험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상반기에는 이미 신청을 접수한 104개 농가, 68㏊ 규모를 대상으로 우선 파쇄작업이 진행된다. 군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추가 희망 농업인에 대해서도 농업기술센터와 읍·면사무소를 통해 신청을 받아 상시 지원 체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영농 현장에 필요한 실질 지원으로 정착시키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장비 운용 기반도 갖췄다. 현재 고창군은 권역별 농기계임대사업소 4개소에서 파쇄기 23대를 보유하고 있다. 마을 단위 공동작업이 이뤄질 경우에는 파쇄기 무료 임대는 물론 배송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개별 농가의 장비 구입 부담을 덜고, 공동체 중심의 효율적인 작업 방식까지 유도하는 구조다.


고창군 영농부산물 파쇄지원 / 고창군

현장에서는 이런 지원이 단순한 농기계 서비스에 그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촌 고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고춧대와 깻대, 잔가지 처리 작업은 노동 강도가 높고 화재 위험까지 안고 있다. 결국 손쉬운 소각으로 흐르기 쉬운 현실에서, 행정이 직접 파쇄 지원에 나선 것은 농업인의 부담을 덜고 안전을 확보하는 실효성 높은 대응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은 깨끗한 농업 환경 조성과 탄소 저감 농업 실천이라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농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인식하고, 이를 다시 토양으로 돌려보내는 방식은 지속가능한 농업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불을 놓는 대신 토양을 살리는 선택, 그 방향을 행정이 먼저 제시한 셈이다.

오성동 고창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농업 분야 미세먼지 저감, 퇴비 활용을 통한 자원순환 실천, 농경지 내 방치된 영농부산물 처리를 통한 깨끗한 농업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창군의 이번 사업은 보여주기식 시책이 아니라 농촌 현장에서 바로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농정으로 평가된다. 산불 예방과 환경보전, 토양 관리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내는 만큼, 영농부산물 처리 문화 전환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장 참여다. 태우던 관행을 멈추고, 부숴서 살리는 방식으로 전환할 때 고창 농업의 봄은 더 안전하고 더 건강해질 수 있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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