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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창 소작답 양도 제39주년 기념식 성황리 개최 / 고창군 |
고창군에서는 지난 11일 심원면 궁산마을 입구에 자리한 ‘고창소작답양도투쟁농민운동 기념탑’ 앞에서 ‘제39주년 고창 소작답 양도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기념식은 단순한 과거 회고를 넘어 농민들이 스스로 생존권과 토지권을 지켜낸 고창지역 농민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당시 투쟁 과정에서 보여준 농민과 학생, 지역사회의 연대 정신을 후대에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고창 소작답 양도투쟁’은 1949년 토지개혁 대상에서 제외됐던 삼양사 소유의 고창 간척지를 농민들에게 돌려달라는 요구에서 시작됐다. 농민들은 오랜 세월 소작농으로 농사를 지으며 삶의 터전을 일궜지만 토지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했고, 결국 1985년부터 본격적인 소작답 양도투쟁에 나섰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역 농민들뿐 아니라 대학생과 기독교 농민회 등이 함께하면서 투쟁은 지역사회를 넘어 연대운동으로 확산됐다. 농민과 학생들은 현장을 지키며 대지주를 상대로 협상을 이어갔고, 장기간 이어진 갈등 속에서도 토지 양도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2년 동안 모두 12차례에 걸친 협상 끝에 평당 1,881원에 토지를 유상 양도하기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대지주 소유의 대규모 농지를 놓고 벌어진 투쟁에서 실제 농사를 짓던 농민들에게 토지가 양도됐다는 점에서 국내 농민운동사에서도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기념식이 열린 ‘고창소작답양도투쟁농민운동 기념탑’은 이러한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2024년 건립됐다. 기념탑은 당시 투쟁의 세 주체였던 농민과 학생, 지역사회를 세 개의 기둥으로 형상화해 서로 다른 주체들이 연대하며 하나의 뜻을 이뤄낸 역사를 상징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날 행사에는 39년 전 투쟁 현장을 직접 지켰던 인물들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당시 고려대학교 농촌봉사활동 대표였던 이상정 씨를 비롯해 고려대학교 기독교학생회 최영근 씨, 기독교농민회 윤동현 씨 등이 참석해 농민들과 함께했던 당시 상황을 되돌아봤다.
특히 이상정 씨와 최영근 씨는 회고사를 통해 1985년 당시 농민들과 학생들이 현장에서 함께했던 과정과 협상을 둘러싼 긴박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수십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당시의 기억과 농민들의 절박함이 전해지면서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이날 기념식은 소작답 양도투쟁이 특정 세대의 기억에 머무는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 지역공동체가 계승해야 할 역사적 자산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박종훈 고창삼양사소작답양도기념사업회 회장은 “오늘 이 자리는 역사의 현장을 지킨 주역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어 더욱 뜻깊다”며 “앞으로도 고창 소작답 양도투쟁이 지닌 역사적 의미와 농민들의 숭고한 정신을 후대에 올바르게 전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39년 전 고창 들녘에서 시작된 농민들의 외침은 결국 땅을 일구는 사람이 삶의 터전을 지킬 수 있다는 하나의 역사를 남겼다. 농민과 학생, 지역사회가 함께 만든 고창 소작답 양도투쟁의 정신은 오늘도 기념탑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역공동체의 소중한 역사로 이어지고 있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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