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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인권사각지대 여전… “인권사무소 설치 더 미룰 수..
사회

전북, 인권사각지대 여전… “인권사무소 설치 더 미룰 수 없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5/11/09 16:21 수정 2025.11.09 16:26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전북 인권상담 5위, 사무소는 ‘제로’
-광주까지 왕복 3~4시간, 경제적 약자·장애인은 사실상 접근 불가
-7년간 노력 불구, 인권위 직제 반영 성과에도 행안부서 끝내 좌절-

2017년 전북인권센터 건립 촉구 기자회견 장면(사진_전북도)

[굿모닝전북신문=오운석기자] 전북 도민이 인권침해를 당했을 때 국가인권위원회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광주까지 가야 한다. 자가용으로 왕복 3시간, 대중교통으로는 4시간이 걸린다. 장애인이나 노인,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에게 이 거리는 ‘포기’를 뜻한다.

8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현재 국가인권위원회 지역사무소는 ▲부산(2005년) ▲광주(2005년) ▲대구(2007년) ▲대전(2015년) ▲강원(2017년) 등 전국 5곳에 설치돼 있다. 이 가운데 호남권은 광주사무소가 전북·광주·전남·제주 등 4개 광역지자체를 담당하고 있다.

문제는 인권침해 상담과 조사가 한 번 방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진정 접수 후 사실 확인, 추가 자료 제출, 결과 통보까지 여러 차례 방문이 필요한데, 왕복 3~4시간의 거리와 교통비는 직장인에게는 하루 휴가, 취약계층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전북의 인권 수요는 결코 적지 않다. 최근 5년간(2020~2024년) 도내 인권상담 신청은 연평균 143건으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광주(378건) ▲서울(223건) ▲전남(204건) ▲경기(176건)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다.

그러나 광주인권사무소는 전국에서 가장 넓은 지역을 관할하고 있다. 행정 단위만 719개로 5개 사무소 중 최다이며, 관할 면적은 부산사무소의 1.8배에 달한다. 같은 기간 광주사무소의 연평균 상담 건수는 1,188건으로, 부산(814건), 대전(808건), 대구(699건)을 크게 웃돌아 업무 과중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전북 지역에서 긴급한 인권침해 사안이 발생해도 현장 대응이 늦고, 지역 기관과의 협력도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전북도는 2017년부터 인권사무소 설치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도의회는 2017년, 2020년, 2024년 세 차례에 걸쳐 설치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고, 2017년 45개 시민단체와 2019년 전북도 인권위원회도 같은 요구를 담은 결의문을 발표했다. 도는 청와대, 국회, 국가인권위원회,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을 수차례 방문하며 설치 필요성을 호소했고, 그 결과 2023년과 2024년 인권위 직제에는 전북사무소 신설이 반영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 단계인 행정안전부 직제개정안에서는 매번 제외됐다. 지난 7월 발표된 개정안에서도 전북인권사무소는 끝내 빠졌다. 7년에 걸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전북은 지난해 1월 특별자치도로 새롭게 출범했지만, 인권 인프라는 여전히 ‘광주 관할’에 머물러 있다. 초고령 사회 진입과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 가정의 증가 등 전북 고유의 인권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나, 이를 전담할 지역 거점은 부재한 상황이다.

전북도는 국가인권위원회,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을 상대로 건의 활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도의회와 시민단체도 관련 절차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180만 도민의 인권이 물리적 거리 때문에 사각지대에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며 “특히 장애인, 아동, 이주여성, 외국인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일수록 접근성이 떨어져 인권 구제의 기회 자체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인권사무소는 단순한 민원 창구가 아니라 지역 인권정책의 구심점이자 중앙과 지방을 잇는 가교”라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에 걸맞은 인권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전북인권사무소 설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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