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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운합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 (사진_굿모닝전북신문) |
[특별기고]민주당 1인1표제에 저항하는 기득권, 명분은 없고 사심만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1인1표제 도입을 위해 권리당원 대상 찬반 의견조사를 실시하자, 당내 일부 지도부 인사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재명 대표 시절부터 이어진 ‘당원의 주권 강화’ 흐름은 투명한 절차와 지도부 권한의 분산을 핵심 가치로 삼아왔지만, 기득권은 끝까지 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문제의 본질은 분명하다. 민주당 지도부 일부는 대의원 제도의 약화가 곧 권력 기반의 약화라고 판단해 1인1표제를 반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대의원 제도는 과연 ‘민주당을 지탱해온 중추적인 제도였던가? 민주당 당헌·당규는 대의원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대의원 선출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고 있는 당원은 소수에 불과하다. 대의원은 이미 대부분 지역위원장의 사조직으로 전락했고, 공인되지 않은 ‘지역권력의 확장 장치’로 고착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당내 표결에서 대의원 1표가 권리당원 60표와 같은 위력을 행사해왔다. 이 수치는 이재명 대표 시절에 20:1로 축소됐지만, 비민주적 구조가 민주주의적 정당 운영을 압도해온 역사적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양심적 개혁을 자처하던 민주당이 실상은 양화(良貨)가 악화(惡貨)에게 구축되는 구조를 공고히 해왔다는 점에서 이 모순은 뼈아프다.
일부 국회의원이 1인1표제 도입을 극렬히 반대하는 이유는 뻔하다. 공천권 때문이다. 국회의원 본인을 포함해 시장·군수·광역의원·기초의원·비례대표 등 모든 공직후보 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기 때문이다.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의 등가성이 확립되면, 공천 결정권이 실질적으로 당원에게 귀속된다. 즉 권리당원에게 권력을 돌려주는 것이 싫은 것이다.
민주당이 진정 주권정당을 지향한다면, 공천 절차는 당원과 국민에게 열려 있어야 하고 투명한 경쟁 시스템이 담보되어야 한다. 공천 논란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명확하다. 지도부와 계파 중심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당원 참여를 통한 정당성 확보를 제도적으로 고정시키는 것이다. 다시 말해, 1인1표제는 선택이 아니라 민주정당이라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요건이다.
1인1표제는 윤리위원회의 민주성도 강화한다. 현행 윤리위가 증거·논리보다 정치적 판단으로 징계 수위를 조정한다는 지적, 절차가 투명하지 않다는 비판, 복당 심사가 비공개 전횡으로 이루어진다는 문제는 이미 오래된 논란이다. 정치적 징계의 시대를 끝내고 법리적 윤리 판단으로 전환하려면 1인1표 기반의 당원 민주주의가 필수다.
민주당은 촛불로 주권정부를 탄생시켰다고 자부한다. 그런 당이 정작 정당 내부에서 주권을 제한하는 구조를 유지하려 한다면 그 자체가 자기모순이다. “한 줌도 안 되는 대의원”의 표가 수백만 권리당원의 의사를 가린다면, 민주당은 민주정당을 표방할 자격이 없다.
1인1표제를 반대한다면 최소한 대의원을 당원 직접선출제로 전환해야 한다. 지금처럼 지역위원장 또는 계파가 대의원을 지명에 가깝게 구성하는 방식은 민주주의의 이름을 빌린 독재일 뿐이다.
민주당 당원은 이미 500만 명을 넘어섰고, 권리당원만도 245만 명에 이른다. 이 거대한 정당이 한국 정당사를 바꿀 수 있는 결정적 기회가 눈앞에 와 있다. 1인1표제를 거부하는 것은 개혁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적 가치인 평등권과 민주주의 원리 거부에 가깝다.
권리당원의 압도적 찬성 결과가 이미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당내 일부 지도부가 이를 뒤집으려 한다면 그것은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당원의 주권을 박탈하려는 반민주적 시도다. 국민과 당원은 누가 민주주의를 지키고 있고, 누가 기득권을 지키고 있는지를 똑똑히 보고 있다.
장운합 칼럼니스트, 시사평론가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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