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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아호 ‘霽川(제천)’을 택한 이유..
문화

[수필] 아호 ‘霽川(제천)’을 택한 이유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5/12/06 10:37 수정 2025.12.06 10:56
-어둠을 걷어내고, 맑은 흐름을 향해 나아가는 강물
-짙은 비 뒤에 드러나는 진실의 물길

아호 제천(사진_굿모닝전북신문)

[수필] 아호 ‘霽川(제천)’을 택한 이유

사람이 이름을 얻는 데 두 번의 길이 있다. 

하나는 부모가 지어준 이름이고, 다른 하나는 스스로 지어가는 이름이나 헌호로 받는 길이다. 

문학의 길을 오래 걸어온 이들은 그 두 번째 이름을 ‘아호(雅號)’라 부른다.


저는 최근 제 스스로의 길에 ‘霽川(제천)’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霽(갤 제)’는 먹구름이 걷히고 하늘이 밝아진다는 뜻이며, ‘川(내 천)’은 바다로 향해 쉬지 않고 흘러가는 물길이다.


이 두 글자를 더하면 “어둠을 걷어내고, 맑은 흐름을 향해 나아가는 강물”, 혹은 “짙은 비 뒤에 드러나는 진실의 물길”이라는 뜻이 된다.
나에게 글은 늘 그런 것이었다.


사람과 지역이 겪는 혼탁한 현실 속에서 어떤 길이 옳은지, 무엇이 진실인지 찾아내고자 하는 소박한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문장으로 흐르게 하는 것. 때로는 거친 물살이고, 때로는 낮은 곳을 향한 잔물결이 될 것이다.

 

그동안 저는 전북의 강과 들을 지켜보며 글을 써왔다. 늘 전북을 사랑하고 있다. 

 

만경강의 물길이 스스로 온 땅의 그림자를 거두어내듯, 누군가는 한 줄의 글로 흐린 바람을 정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 믿음은 오래되고, 그 마음은 여전히 식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내 이름 앞에 작은 물줄기를 하나 놓는다. 

제천(霽川)이라는 두 글자 속에 내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걸어갈 길을 함께 담고자 한다.
비가 개이고 나면 강은 가장 맑다. 나는 그 맑은 순간을 오래 바라보며 오늘의 글을 쓰고, 내일의 답을 찾을 것이다.


霽川 오운석의 아호로 지은 20자 시를 소개한다.

 

霽後一川光(제후일천광)
비 개이고 한 줄기 물빛이 밝아지니
書聲自天明(서성자천명)
글의 울림은 스스로 하늘을 맑히도다
君心不染濁(군심불염탁)
그대의 마음은 흐림을 닮지 않고
名號曰霽川(명호왈제천)
그 이름 제천이라, 곧 청명한 강의 길이로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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