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청 오난희 시인(사진_굿모닝전북신문) |
[제천의 문학평론 ] 5월의 詩 , 「사랑꽃」
오난희의 「사랑꽃」은 겉으로는 담담한 고백처럼 흐르지만, 그 내면에는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심리의 균열과 회복의 움직임이 촘촘히 배어 있다.
특히 이 시는 감정의 격렬한 분출이 아니라, 말과 침묵 사이에서 스스로를 성찰하는 내면의 흐름을 따라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의 출발점은 아주 사소한 지점이다.
“무심코 너에게 던진 말”이라는 일상의 한 장면. 그러나 이 ‘무심코’는 곧바로 ‘후회’로 전환되며, 화자의 내면을 지배하는 심리적 파장을 만들어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건의 크기가 아니라, 그 사건이 사후적으로 어떻게 확장되는가이다.
말은 이미 지나갔지만, 생각은 현재를 점령하고, 침묵은 그 빈자리를 채우며 오히려 더 큰 압박으로 작용한다. 이때 화자는 외부의 관계가 아니라, 자기 내부의 심리 구조 속에 갇히게 된다.
이어지는 구절에서 시는 관계의 본질에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간다.
“위로한다고 했던 말”조차 상대에게 상처가 되었을 수 있다는 인식은, 단순한 후회를 넘어 타자 이해의 불가능성을 드러낸다. 이 지점에서 화자는 관계를 ‘감정의 교류’가 아니라, ‘해석의 어긋남’으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너는 내가 될 수 없고 / 나는 네가 될 수 없지”라는 문장은, 이 시의 중심축을 이루는 심리적 결론이다. 이는 체념이 아니라, 관계의 본질에 대한 냉정한 통찰이며, 동시에 상호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순간이다.
그러나 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이 인식 이후에 중요한 전환이 이루어진다.
“수많은 생각 속에 나를 가두지 말자”라는 자기 다짐은, 과잉된 반성과 자기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어지는 “그냥 자연스럽게 / 내버려두자”는 말은, 관계를 통제하거나 규정하려는 태도를 내려놓고, 흐름 속에 맡기려는 심리적 완화 단계에 해당한다. 이는 일종의 내면의 해빙(解氷)이다.
이러한 흐름은 5월이라는 계절성과 자연스럽게 맞닿는다. 5월은 완연한 개화의 시기이면서도, 동시에 아직 완전히 안정되지 않은 감정의 계절이다. 봄의 끝자락에서 피어나는 꽃들은 가장 아름답지만, 동시에 가장 쉽게 흔들린다. 이 시에서 ‘사랑꽃’은 바로 그러한 상태를 상징한다.
이미 상처와 오해를 통과했지만, 완전히 소멸되지 않고 여전히 마음속에 피어 있는 존재. 그것은 과거의 감정이 아니라, 현재에도 미세하게 숨 쉬고 있는 기억의 형태다.
마지막 구절에서 화자는 그 기억을 “유일한 삶 속의 꽃”으로 명명한다. 여기서 ‘유일성’은 집착이 아니라, 경험의 단 한 번성에 대한 인정이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도 특정한 사랑은 반복되지 않으며, 그렇기에 그 기억은 고통과 함께 하나의 완결된 의미를 갖는다. 이때 사랑은 더 이상 관계의 결과물이 아니라, 자기 내부에 정착된 하나의 정서적 풍경으로 남는다.
| 문청 오난희의 '사랑꽃' 시회(사진_오난희) |
결국 「사랑꽃」은 사랑의 성취나 상실을 말하는 시가 아니다. 그것은 관계 속에서 발생한 말의 균열, 이해의 실패, 그리고 그 이후에 도달하는 심리적 수용의 과정을 그린다. 그리고 그 모든 흐름은 5월의 꽃처럼, 완전히 피어나지도 완전히 지지도 않은 상태로 남아, 화자의 내면에 조용히 자리 잡는다.
이 시가 지닌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격렬하지 않지만 오래 남는 감정, 설명하지 않지만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심리의 잔향. 「사랑꽃」은 그렇게, 한 사람의 내면에서 조용히 피고 있는
5월의 풍경을 보여준다.
[프로필]
아호:文淸(문청)
전남 장흥 출생
문학愛 문예세상 영상편집위원역임
시의전당문인협회 영상편집 위원 활동중
시&영상이야기 [영상작가]
공저/
문학愛, 문예세상, 시와늪, 희망봉광장, 천관 문학, 문세 사람들,
시의전당, 노령문학, 청옥문학, 문학사랑신문 글로밥상 참여
저서/
길을 걸으며
수상/
문학愛 시 수필 신인 문학상
문학사랑 신문 제2호 시제 낙화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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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오운석, 굿모닝전북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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