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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책자금으로 고리대금… 이제야 칼 빼든 정부”..
경제

[사설] “정책자금으로 고리대금… 이제야 칼 빼든 정부”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6/05/11 11:19 수정 2026.05.11 11:30
-명륜당 사태는 단순 일탈 아닌 ‘프랜차이즈 금융착취 구조’의 민낯

주)명륜당 (사진_명륜당 홈피)

[사설]“정책자금으로 고리대금… 이제야 칼 빼든 정부”

국책은행에서 연 3~6% 저리 정책자금을 빌린 뒤, 가맹점주들에게 연 12~18% 고금리 대출을 돌려막기식으로 제공한 이른바 ‘명륜당 사태’는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산업의 어두운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번에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대응방안은 늦었지만 반드시 필요했던 조치다. 정책자금 회수, 고금리 대출 제한, 대부업 쪼개기 등록 차단, 정보공개 강화, 징벌적 손해배상 추진까지 방향은 분명하다.


그러나 국민이 진짜 묻고 있는 것은 따로 있다. 
도대체 이런 구조가 어떻게 수년간 가능했느냐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고금리 논란”이 아니다. 정책금융을 지원받은 프랜차이즈 본부가 특수관계 대부업체를 다수 설립해 사실상 사금융 조직처럼 운영했고, 생존권이 본부에 종속된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고금리 대출을 실행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 감독을 피하기 위해 총자산 규모를 인위적으로 쪼개 ‘대부업 쪼개기 등록’ 정황까지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만약 사실관계가 최종 확인된다면 이는 단순 편법이 아니라 금융감독 체계를 조직적으로 회피한 행위에 가깝다.

가맹점주는 프랜차이즈 구조상 본부 요구를 거부하기 어렵다. 점포 개설, 인테리어, 식자재, 계약 연장, 매출 관리까지 모든 권한이 본부에 집중된 현실에서 “대출 권유”는 사실상 강요와 다를 수 있다. 결국 본부는 가맹사업으로 돈을 벌고, 다시 금융으로 한 번 더 수익을 올리는 이중 착취 구조를 만든 셈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것이 특정 기업 하나의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다.
외식업계뿐 아니라 카페·편의점·학원·뷰티업계 등 상당수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인테리어 금융, 리스, 물류, 캐피탈, 특수관계 법인을 활용한 우회 수익 구조가 이미 관행처럼 퍼져 있다는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번 조치는 단순 제도 개선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정부는 전국 프랜차이즈 본부를 대상으로 정책자금 활용 실태와 관계 금융사 운영 여부를 전면 조사해야 한다. 특히 정책자금을 받은 기업들이 실제로 가맹점주 대상 고금리 금융에 관여했는지, 우회 대출 구조를 설계했는지, 필수품목 거래에 금융비용을 은폐했는지까지 철저히 들여다봐야 한다.

금융위가 밝힌 “부적절한 여신행위 적발 시 정책자금 제한” 원칙은 당연한 조치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정책금융은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한 안전망이지, 프랜차이즈 본부의 돈놀이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공정위가 추진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역시 의미가 크다.
가맹점주에게 필요하지 않은 상품·설비·인테리어를 강요하면서 금융까지 연계하는 구조는 단순 갑질을 넘어 사실상의 경제적 종속이다.
손해의 3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것은 시장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 자영업 생태계의 절박함을 보여준다.
폐업 위기에 몰린 점주들이 결국 고금리 대출까지 떠안아야 했다는 현실은 단순 경영 실패가 아니라 구조적 약탈에 가깝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재발 방지 대책 발표”로 끝내려 해서는 안 된다.
수사기관과 금융당국은 자금 흐름, 관계사 구조, 대출 설계, 원리금 상환 방식까지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
불법성이 드러난다면 정책자금 환수는 물론 형사처벌과 가맹사업 제한까지 병행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대책이 아니라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수준의 강력한 경고다. 프랜차이즈 본부가 점주를 고객이 아닌 금융 수익 대상으로 바라보는 순간, 상생은 끝난다. 그리고 그런 산업은 결국 국민의 신뢰를 잃고 무너질 수밖에 없다.

 


 

제천 오운석, 굿모닝전북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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