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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환신아문예대학 회장(사진_신아출판사) |
[굿모닝전북신문=오운석기자] 소설가 나림 이병주는 "역사는 산맥을 만들고, 나의 문학은 골짜기를 만든다"고 했다. 도도히 흐르는 문학의 길은 험하고 힘드나 세월이 흐르면서 산맥이되고 골짜기가 되어 결국 거대한 산, 巨山이 된다고 말하는 듯 하다.
거산!
거봉, 거물, 신아출판사의 서정환 회장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서 회장은 지난 수십년간 수천종의 책자와 10여 종이 넘는 ‘잡지’를 출판해 오면서 문학 지망생들에게, 문학인들에게, 미쳐 생활고로 공부를 접할 수 없던 이들에게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준 출판인이자 문학인이다.
서정환 회장의 처음의 발걸음은 조심스러웠다. 누가 이 길을 따라올까, 누가 이 문학의 산맥을 함께 쌓아올릴까 스스로에게 물으며 첫 발을 조심스럽게 뗏다. 그러나 문학은 묘한 끌림이 있디. 사람을 부른다. 꿈과 열망, 그리움 속에서, 누군가는 반드시 이 길을 찾아온다. 그렇게 모여든 이들이 서로의 글을 읽고, 서로의 상처와 기쁨을 나누며, 이름 없는 씨앗이 되어 결실을 맺곤 한다.
그렇게 큰 숲이 되고 큰 산이 된다. 큰 산은 수없는 산맥과 골짜기 그리고 청량한 폭포수와 쉴 수 있는 그늘과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한다. 미물에게도, 짐승들에게도, 우리 인간에게도 휴식을 제공하고 평안을 아낌없이 다 준다.
신아문예출판사와 신아문예대학은 글을 쓰고 싶어하고, 갈망하는 이들에게, 산의 그늘이 되고 다리가 되어 줬다.
그것은 서정환 회장의 의지와 신념, 철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이먼 앤 가펑클의 마지막 작품이 된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Bridge Over Troubled Water)라는 팝송의 노랫말과 오버랩되는 사람, 서 회장이다.
“......
그대의 모든 꿈들이 지금 다가오고 있다구요
그 꿈들의 빛나는 모습을 바라보세요
만약 동행이 필요하다면 제가 그대 뒤를 따라 항해할 거에요
험난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그대의 마음을 편히 해드리고 싶어요
험난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처럼 다리가 되어 준 사람, 서정환 회장이다.
| 신아문예대학 2024년 정기총회(사진_굿모닝전북신문) |
한편, 문학을 가르친다는 것은 사실 가르친다기보다 함께 견디고, 함께 묻고, 함께 걸어가는 일이다. 그리고 그 길 위에는 늘 신아출판사가 함께 있었다. 『수필과 비평』, 『좋은수필』, 『소설과 문학』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신아출판사는 단순한 출판사가 아니라 ‘시대의 문학을 기록하고 길러내’ 거대한 골짜기를 만드는 토대가 됐다.
책으로 엮은 신아의 발자취는 결국 신아문예대학의 십 년과 같은 결을 이룬 『여행작가』, 『문예연구』, 『인간과 문학』, 『계간문예』, 『DAVICI』, 『표현』, 『SEE』 등 열 종의 정기간행물로 신아의 문학정신을 활자에 새겨 세상으로 내보낸 일이다. 한 권의 잡지는 한 시대의 기록이고, 한 편의 작품은 한 인간의 생애를 비추는 등불이요 하늘을 밝히는 조명탄이기도 하다. 신아출판사는 그 불빛을 묶어내어 더 많은 사람에게 건네왔다.
완판본의 맥을 잇는 한국출판문화의 중심! 신아출판사!
조선의 책장이 숨 쉬던 전주의 한지 골목에서, “문학은 기록될 때 비로소 살아남는다”는 오래된 진리를 증명해 왔다. 그 십 년의 길, 처음엔 어둑한 골목을 걸어가는 한 사람의 그림자에 불과했던 서정환 회장. 그는 문학을 자기의 소유로 삼으려 하지 않고 늘 사람들의 품으로 돌려주려 했다. "문학은 인간의 것이어야 하고, 삶 자체이어야 한다"는 믿음이 그를 움직이게 했다. 그래서 그는 강단 위보다 들길과 골목에서 더 많이 문학을 말했고, 더 많이 문학을 심어 왔다.
그의 생애는 곧 문학을 위한 헌신이었다. 문학이 사라져가는 시대에도 불씨 하나 꺼뜨리지 않으려 애썼고, 젊은 날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문학은 사람을 닮아야 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에게 문학은 직업이 아니었고, 취미도 아니었다. 그것은 곧 삶이었으며, 인간 그 자체였다. 서 회장은 “책은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종이로 기록해 놓은 것들은 결국 오래 가고, 언제든 바로 꺼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늘 말한다. 신념이요. 믿음이다. 문학을 가꾸어 온 원동력이 된 말이다.
십 년의 세월은 결코 짧지 않다. 그러나 문학 앞에서는 또 짧은 순간일 뿐이다. 이제 신아문예대학은 다시 다음 십 년을 향해 걸음을 뗀다. 이 길이 어디로 이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미 수많은 이들이 이 길 위에 남긴 발자국, 그 발자국 속에서 피어난 글과 시, 그리고 아직도 꺼지지 않은 불빛. 그것이 신아문예대학과 신아출판사의 어제이며 오늘이고, 또 내일이 될 것이다.
문학의 길은 결코 홀로 걷는 길이 아니다. 신아문예대학과 신아출판사의 지난 십 년은 그 사실을 증명했다. 그리고 아마도 앞으로의 십 년 또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이 길 위에서 계속 증명될 것이다. 험한 세상 다리 위로 꾸준히 사람들과 동행할 것이다.
소설가 나림 이병주 선생의 “산맥은 역사를 기록하고 골짜기는 나의 문학을 기록한다”는 어록처럼 신아문예대학과 문우들의 땀과 노력이 모여 거대한 산맥이 되고 나의 수필, 나의 시, 나의 소설, 나의 문학이 모여 골짜기가 되어 줄 것이다.
| 신아문예대학 서정환 회장(사진_자료) |
끝으로 서정환 회장의 어록으로 신아문예대학과 신아출판사의 DNA가 돼준 원동력을 소개한다.
“초창기에는 교수님들한테 원고 하나를 부탁하는 일도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저희가 신아출판사라는 이름으로 잡지를 꾸준히 잘 만들어놓으니, 좋은 원고를 받고 책을 만드는 일이 가능해지는 거예요.... ! ”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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