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칼럼] 은행장은 아직 공석이고, 의혹만 남아 있다
전북은행이 다시 한 번 인사 앞에서 멈춰 섰다. 은행장 후보를 둘러싼 사법리스크와 특검 수사 여파 속에서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가 무기한 연기됐고, 조직은 사실상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갔다. 문제는 이 상황이 낯설지 않다는 데 있다.
박춘원 전 JB우리캐피탈 대표는 전북은행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그러나 JB금융 계열사 자금이 투입된 IMS모빌리티 투자 경위와 관련해, 이른바 ‘김건희 집사 게이트’를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선은 급제동이 걸렸다. 수사 결과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유·무죄 판단도 내려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장 선출 절차가 멈췄다는 사실 자체가 전북은행의 현실을 말해준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개인의 혐의 여부가 아니다. “왜 은행장 후보 단계에서 이런 리스크가 반복되는가”, 그리고 “왜 은행은 사전에 이를 걸러내지 못하는가”라는 구조적 질문이다. 전북은행은 과거에도 인사와 투자, 계열사 운영 과정에서 사후 해명에 쫓기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왔다. 이번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수 없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박춘원 후보와 김예성 씨의 관계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만 놓고 보면, 두 사람의 개인적 친분이나 직접적인 청탁 여부가 확인된 단계는 아니다. 다만 김예성 씨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비상장 IMS모빌리티에 금융계열사 자금이 투입된 구조, 그리고 그 판단 과정이 특검의 수사 대상이 되면서, 은행장 후보 개인을 넘어 전북은행의 투자 의사결정 시스템 전체가 시험대에 올랐다.
은행이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법정 판결이 아니라 신뢰의 균열이다.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말은 금융기관의 최소 기준일 뿐, 향토은행이 도민에게 요구받는 기준은 그보다 훨씬 높다. 사법리스크가 불거질 때마다 행장 인선이 멈추고, 조직이 동요한다면 이는 곧 '경영 안정성의 구조적 취약성'을 의미한다.
최근 전북은행이 부행장 6명을 새로 선임하고, 기존 부행장들이 올해 12월 31일 자로 일제히 퇴임하는 인사를 단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겉으로는 세대교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윗선 리스크 국면에서 조직을 정비하며 시간을 벌려는 ‘관리형 인사’라는 해석도 가능해진다. 은행장 공백 가능성, 특검 수사 진행 상황, 금융당국의 시선을 동시에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은 해결책이 아니다. 전북은행이 지금 필요한 것은 침묵이 아니라 설명이고, 미루기가 아니라 기준 제시다. ▽ 계열사 투자와 고위험 자금 운용에 대한 의사결정 구조를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 ▽ 은행장·임원 후보에 대한 사법·윤리 리스크 검증 기준을 제도화해야 한다.
▽ 문제가 터진 뒤 멈추는 은행이 아니라, 문제가 생기기 전에 멈출 줄 아는 은행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번 사안은 전북은행에 불행이자 기회다. 인선이 멈춘 이유를 개인에게 전가한다면 같은 일은 반복될 것이다. 하지만 이 사법리스크를 계기로 구조를 점검하고, 기준을 세우고, 투명성을 높인다면 전북은행은 비로소 향토은행의 이름에 걸맞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한편, IMS모빌리티사는 입장문을 통해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2023년 특정 기관투자사 투자 및 과거 직원 엑시트 관련 의혹이 명백히 사실과 다름을 밝힙니다."라고 발표했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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