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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전기(電氣)로 전력질주(電力疾走)”는 구호가 아닌 실질적 공약이 될 수 있을까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5/12/27 14:44 수정 2025.12.28 11:44
– 고준식 후보 ‘1인 1발전소·햇빛소득마을’ 공약의 현실 가능성 점검

전라북도선거관리위원회(사진_굿모닝전북신문)

[팩트체크 칼럼] “전기로 전력질주(電力疾走)”는 구호가 아닌 "실질적 공약"이 될 수 있을까

진안군수 선거판에서 고준식 후보가 던진 화두는 분명했다. “태양광은 기업의 것이 아니라 군민의 것”, 그리고 “1인 1발전소를 통한 군민 소득 시대”를 외쳤기 때문이다. 

첫 인상은 다소 비전 중심, 선언적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었으나 ‘진안형 햇빛소득마을’의 구체적 설계안을 보고, 고준식 후보의 구상은 단순한 구호를 넘어 정책 모델의 형태로 보이기 시작했다. 

이 공약은 과연 실현 가능한가, 그리고 좋은 공약이라 부를 수 있는가. 팩트 중심으로 차분히 살펴본다.

□ 공약의 핵심은 “개발”이 아니라 “소유 구조”

고준식 후보 공약의 가장 큰 특징은 태양광 설비 그 자체가 아니라 ‘소유와 수익 구조’에 있다는 생각이다. 대기업이나 외부 자본 중심의 태양광 사업이 아니라 군민 대표 협동조합과 마을 협동조합 중심의 소유 구조란 점에서 그렇다.  이 때 행정은 인허가·제도·행정 지원자로 역할 이 제한되고 수익은 군민과 마을에 직접 귀속되는 형태다.

이는 기존 태양광 사업이 지역에 남기는 것이 민원과 경관 갈등뿐이라는 비판에 대한 명확한 대안이 된다고 판단된다. 정책 철학만 놓고 보면 최근 논의되는 ‘에너지 민주주의’와 ‘지역 이익 공유형 재생에너지’ 모델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다.

[팩트체크1]
이 구조 자체는 이미 일부 '지자체'와 '해외 에너지 커뮤니티'에서 검증된 방식이다. 문제는 “가능하냐”가 아니라 “규모와 속도”에 달렸다.

□ 1단계 20MW 공공부지 태양광, 현실적인 출발점인가?

고준식 후보가 제시한 1단계 사업은 비교적 보수적이다. 공공주차장, 군유지, 유휴부지 활용, 산림·농지 훼손 최소화와 20MW 규모부터 단계적 확대로 무리한 차입 없이 경제성이 검증된 방식이다.

이는 “임기 내 전 군민 기본소득” 같은 과장형 공약과는 결이 다르다. 지방선거에서 흔히 등장하는 ‘한 번에 크게’ 방식이 아니라, 시험부터 확장 구조로 가는 길을 택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팩트체크2]
20MW 규모 태양광은 군 단위에서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며, 공공부지 활용도 법적·행정적 장애가 크지 않다. 다만, 수익률은 REC(Renewable Energy Certificate, 신재생 에너지 공급 인증서) 가격·전력시장 구조에 따라 변동성이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 “마을당 연 1억5천만 원 순수익”은 과장인가?

고 후보 측은 마을당 1MW 태양광 발전 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연 매출 약 2억5천만 원, 유지관리·적립금 제외 후 연 순수익 약 1억5천만 원, 25년 이상 지속 가능한 마을 공동 소득이라 주장한다. 

[팩트체크3]
이 수치는 보수적 가정 하에서는 불가능한 숫자는 아니다. 실제 태양광 수익 구조상 1MW당 연 매출 2억 원대는 현실적인 범주에 속한다. 다만, 전력 도매가 하락 시 수익 감소 가능성, 유지·보수 비용 증가 변수, 협동조합 운영 역량 차이 등은 실제 운영 과정에서 편차를 만들 수 있는 요소다.

그럼에도 중요한 점은, 이 수익이 개인 배당이 아니라 마을 복지 재원으로 쓰인다는 점이다. 마을버스, 공동식당, 돌봄, 어르신 복지 등으로 환원될 경우, 체감 효과는 현금 지급 이상일 수 있다.


수상태양광 설치 산진(사진_자료캪춰)

□ “2GW면 군민 월 100만 원” 발언, 어떻게 봐야 하나?

고준식 후보는 “진안군민 2만 명에게 월 100만 원 기본소득을 지급하려면 약 2GW의 재생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발언만 떼어 놓으면 다소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전체 맥락을 보면, 이는 단기 공약이 아니라 ‘이론적 최대치’ 제시에 가깝다. 20MW → 출발선에서 200개 마을 → 중기 목표 후 2GW → 장기 비전 제시다.

[팩트체크4]
임기 4년 내 2GW 달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2GW면 원전 2기 규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 후보 역시 이를 “첫걸음”이라고 명시했다는 점에서, 과장 공약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 타 후보 공약과 비교했을 때의 차별성

타 후보의 농어촌 기본소득 현금·복지 확대형에 비해 고 후보는 햇빛소득마을 형태, 재원은 기존 후보들의 세금과 보조금의 예산 의존에 반해 자산과 수익 기반이란 점에서 차이가 크다. 지속성을 보면 정부나 단체의 정책 변화에 취약하고 재정 압박이 크나 고 후보의 정책은 장기 수익 구조로서 강한 편이다. 주민 참여 역시 수동적,수혜자 중심에서, 소유하고 운영에 참여하는 능동적 방식이다. 정치 리스크 역시 상대적으로 낮다고 분석된다.

고준식 후보 공약의 강점은 “돈을 나눠주겠다”가 아니라 “돈이 나오는 구조를 만들겠다” 점이다. 이는 단기 인기 공약보다는 지방 소멸 시대에 더 적합한 접근이다.

종합적으로 평가를 해보면 “비전형 공약”에서 “설계형 공약”이란 점이 차별화 된다.

고준식 후보의 ‘1인 1발전소·햇빛소득마을’ 공약은 완성형 정책은 아니고 모든 위험이 제거된 계획도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선언에 그치지 않고 단계·규모·운영 주체·수익 사용처를 제시했고 행정의 역할을 과도하게 부풀리지 않았으며 군민 참여와 공공성을 전면에 둔 점에서 지방선거 공약으로는 드물게 ‘설계도’를 갖춘 안이라는 점이다.

이 공약의 성패는 결국 숫자보다 신뢰, 속도보다 주민 합의, 확장보다 첫 성공 사례에 달려 있다.

“전기로 전력질주(電力疾走)”가 구호가 아닌 진안형 정책 실험의 이름이 될 수 있을지, 이제 판단은 유권자의 몫이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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