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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전북신문

[입담풀이] 연작처당(燕雀處堂)의 전북 선거캠프들..
정치

[입담풀이] 연작처당(燕雀處堂)의 전북 선거캠프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6/01/01 18:50 수정 2026.01.01 19:05
- 발 밑에 불이 타고 있는 줄은 알아야 하지 않은가?
- 갬프 총괄 책임자를 너무 믿고 있지는 않은가?

연작처당(사진_자료 캪춰)

[사자성어, 입담풀이] 연작처당(燕雀處堂)의 전북 선거캠프들

최근에 어느 선거 캠프에 있던 사람이 그 캠프를 빠져 나오면서 독백처럼 뱉었다는 말, 연작처당!

집에 불이 붙어 타들어 가는데도 제비와 참새는 처마 밑에서 재잘거린다. 불길이 기둥을 타고 오르는데도, 자기 둥지만 안전하다고 착각한다는 뜻이다. 고사성어 연작처당(燕雀處堂)은 지금 전북의 지방선거 캠프들을 떠올리게 한다.

지방선거가 다섯 달 앞으로 다가오자 전주, 군산, 익산은 물론이고 김제 등 전북 곳곳에서 캠프 간판이 암암리에 걸리고 있다. 선거를 한두 번 치러봤다는 인사들, 지역에서 얼굴 좀 알려졌다는 사람들, “전북 선거는 내가 안다”고 말하는 이들이 모여든다. 겉으로 보기엔 분주하고 체계적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불안한 장면들이 반복된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징후는 사람을 몰라보는 캠프다. 전북은 인재 풀이 넓지 않다. 정책을 아는 사람, 조직을 아는 사람, 메시지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은 손에 꼽힌다. 그럼에도 캠프에 어렵게 들어온 인재가 기존 측근 라인의 심기를 건드리면 곧바로 문제가 된다. “전북 정서를 모른다”느니, “말이 세다”느니, “괜히 문제 만든다”, “위험한 사람이다” 등등 갈등이 생긴다.

이런 말들이 오가며 실력있는 인재는 서서히 배제된다. 결국 캠프에 남는 것은 오래 봐온 사람, 말 잘 듣는 사람, 후보에게 불편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캠프는 조용해지지만 그 고요함은 안정이 아니라 위험 신호다. 연작처당의 시작이다.

전북 선거판에서 빠지지 않는 또 하나의 장면은 브로커 정치다. 당원 명부, 조직 동원, 여론조사, 심지어 “누가 공천을 쥐고 있다”는 말까지 캠프 주변을 맴돈다. 후보는 불안해지고 캠프는 조급해진다. 이때 원칙보다 편법이 앞서면 캠프는 순식간에 이해관계의 집합체로 변한다. 자리 요구, 향후 인사 약속, 사업 이야기까지 은근히 오간다. 전북에서는 이런 일이 “예전부터 있어 왔다”는 이유로 쉽게 합리화된다. 그러나 연작처당의 불길은 늘 이런 틈에서 시작된다.

더 큰 문제는 법과 선을 가볍게 여기는 태도다. 공직선거법상 투표일 180일 전부터 제한 규정, 행사 참석, 홍보물 경계선은 이미 여러 선거에서 문제를 일으켜 왔다. 그럼에도 “저쪽도 다 하더라”, “이 정도쯤이야 뭐 괜찮다”는 말이 반복된다. 캠프 내부에서 경고하는 사람이 있으면 “괜히 시끄럽게 굴지 말라”며 입을 막는다. 불을 보았는데도 모른 척하는 전형적인 연작처당이다. 

 

또 선거에서 지는 후보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상대가 강해서가 아니라, 자기 캠프가 먼저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사람을 내치고, 원칙을 무시하고, 편한 선택만 반복한 캠프는 막판에 반드시 균열을 드러낸다. 내부 폭로, 조직 이탈, 불·탈법적 문제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이미 불은 안에서 타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선거 후보들과 캠프 책임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조직이 아니다. 더 많은 현수막도, 버스 광고도 아니다. 더 시끄러운 구호는 더더구나 아니다. 그것은 사람을 지킬 줄 아는 인내와 불편한 말을 참고 듣는 끈기, 브로커보다 차라리 원칙을 택하는 결단이 필요할 뿐이다.

제비와 참새는 타오르고 있는 불길을 모른다. 그러나 선거에 임하는 정치인들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연작처당에 머문다면 선거가 끝난 뒤 남는 것은 뼈저린 패배와 후회일 것이다. 그러지 않으려면 "연작처당(燕雀處堂)"의 교훈을 곱씹고, 또 곱씹어 봐야 한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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