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세상] 트럼프식 국제거래 질서 재편과 한국 경제, 그리고 전북도의 기회
먼로주의, 그리고 그 한계
1823년 미국의 제임스 먼로 대통령이 선언한 먼로주의(Monroe Doctrine)는 “유럽은 아메리카 대륙에 개입하지 말라”는 일종의 지역 봉쇄 전략이었다. 이 원칙은 이후 미국의 중남미 개입을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활용됐지만, 기본적으로는 영토와 세력권을 기준으로 한 지정학적 독트린이었다.
그러나 21세기 미국이 마주한 세계는 다르다. 영토보다 중요한 것은 자원, 물류로, 데이터, 금융, 공급망이다. 이 지점에서 트럼프는 먼로주의를 되살리는 대신, 완전히 다른 방식의 독트린을 꺼내 들었다.
트럼프의 국제질서 거래와 돈의 길 - ‘돈로주의(Money-road Doctrine)’
트럼프식 세계관의 핵심은 단순하다. 이념보다 거래, 가치보다 이익, 동맹보다 기여도가 중심이다. 돈로주의는 돈(Money자본, 투자, 시장) + 길(Road 운하, 해상로, 북극항로, 물류망) + 자원(Resource 에너지, 광물, 식량) + 안보(Security 군사, 기지, 정보)를 하나의 패키지 거래 단위로 묶는 독트린이다.
그래서 베네수엘라는 ‘독재국가’가 아니라 석유 자산으로, 그린란드는 ‘자치령’이 아니라 북극항로와 희토류로, 파나마운하는 ‘주권의 상징’이 아니라 글로벌 병목 통제 지점으로 재정의된다. 이 질서에서 국가(nation)는 파트너가 아니라 거래 상대일 뿐이다.
돈로주의의 실행과 팽창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통상 질서의 변화다. 한미간 FTA의 효력 약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는듯 하다. 돈로주의 하에서 자유무역협정은 방패가 되지 못한다. 관세, 보조금, 규제는 “미국에 무엇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땜누이다.
수출은 미국의 고용·투자·기술 이전과 연동되고, 무역은 미국의 안보·산업 기여도로 평가를 해 대상을 정한다. 한국 경제 역시 순수 수출국 모델에서 ‘기여형 수출국’ 모델로 전환을 해야 인정을 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안보의 거래화다. 주한미군의 개념을 재정의해야 한다. 주한미군은 더 이상 국제 경찰로서 미국이 제공하는 ‘공공재’가 아니다. 방위비 분담금, 무기 구매, 기지 제공, 전략 자산 운용까지 묶어서 거래의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안보는 보호가 아니라 그냥 거래 주체로서 계약이 될 뿐이다.
미국은 각국에서 자국산업을 선택하도록 압박하면서 공급망의 편입과 배제를 결정한다. 반도체, 배터리, 원전, 조선, 방산은 당연히 미국 중심 공급망에 들어가야만 보호를 받는다. 각국의 행동이 애매하면 견제가 들어간다. 한국 기업과 지역 산업은 ‘선택받는 공급망’에 포함되느냐가 생존의 관건이 된다.
한국과 전북자치도에는 전략적 기회다. 돈로주의는 중앙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지역 단위 산업과 프로젝트에서 기회가 발생한다.
이러한 기회를 살릴 수 있는 전북도에 맞는 몇 가지 카드를 찾아보자.
첫째, 새만금에 ‘에너지와 산업 거래지대’로 재정의 새만금은 단순한 지역 개발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반도체·이차전지 후방 산업, 데이터센터·AI 전력 인프라를 결합한 미국 공급망 보조 거점으로 설계할 수 있다. “미국의 에너지 부담을 덜어주는 생산 기지”라는 프레임이 중요하다.
둘째, 농생명 산업을 식량 안보의 전략 자산화가 필요하다. 돈로주의 시대에 식량은 다시 안보 자산이 되어, 전북의 농생명 기술, 스마트팜, 종자 산업은 중동·중남미·아프리카와 연결되는 미국-한국-제3국 협력 모델의 핵심이 될 수 있다.
셋째, 조선·방산 연계 후방기지 가능성을 보면 전북은 직접 조선소는 없지만 기자재, 방산 부품, 유지·정비(MRO) 후방 산업을 유치할 여지가 크다. 미국 해군, 극지 선박, 상선 확대 전략과 맞물린다.
넷째, 금융 · PF 실험지로서 전북
미국은 기획하고 한국은 공공금융·연기금·PF로 실행하며, 전북은 실증과 집적의 공간이 될 수 있다. 전북형 공공투자 모델은 돈로주의 시대에 미국이 선호하는 방식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돈로주의 시대, 전북과 한국의 선택
돈로주의는 위협이지만,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전북도는은 이 질서에서 어떤 쓸모가 있을까?” 한국이, 그리고 전북도가 원칙만 외치면 주변화되고 수동적으로 대응하면 종속되지만 거래를 설계해 주도하면 중심으로 이동할 수 있다. 먼로주의가 미국의 과거라면 돈로주의는 미국의 현재다. 그리고 이 새로운 질서 속에서 기회를 선점하는 지역만이 살아남는다는 점 명심하자.
전북도의 선택이 중요한 이유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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