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이승철 경정(사진_전북청) |
[굿모닝전북신문=오운석기자] 서해안고속도로의 새벽은 유난히 차가웠다.
지난 4일 새벽,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73km 지점. 교통사고를 처리하던 한 경찰관이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에서 또 한 명의 경찰이 순직했다.
전북경찰청(청장 김철문)은 교통사고 현장 처리 중 순직한 전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12지구대 소속 故 이승철 경정의 영결식을 전북경찰청장(葬)으로 엄수했다고 밝혔다. 영결식은 전북경찰청 온고을홀에서 유가족과 친인척을 비롯해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도의회의장 등 도내 주요 기관장, 경우회·녹색어머니연합회 등 경찰 협력단체장, 동료 경찰관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침통한 분위기 속에 거행됐다. 영정 속 고인의 단정한 제복과 미소는 오히려 남겨진 이들의 가슴을 더욱 저미게 했다.
김철문 전북경찰청장은 조사(弔辭)를 통해 “故 이승철 경정은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도, 거센 차량의 흐름 속에서도 단 한 순간도 국민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며 “위험을 알면서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현장으로 나섰던 고인은 대한민국 경찰의 자랑이자 영원한 귀감으로 남을 것”이라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동료 경찰관의 고별사는 끝내 울음으로 이어졌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항상 먼저 나서 신고를 처리했고, 가족과 동료를 누구보다 아끼던 따뜻한 사람이었다”며 “이제는 사고 현장이 아닌, 가장 평안한 곳에서 쉬시길 바란다”는 말에 장내 곳곳에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고인은 영결식 후 임실호국원으로 향했다. 마지막 길은 고속도로순찰대 제12지구대 동료들이 함께하며 끝까지 배웅했다. 사이렌도, 경광등도 없이 조용히 이어진 그 행렬은, 현장을 지키다 쓰러진 경찰의 숙명을 그대로 닮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순직은 깊은 슬픔과 함께 무거운 질문을 남긴다. 고속도로 교통사고 현장은 언제나 2차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는 가장 위험한 공간이다. 그럼에도 사고 처리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경찰관 개인의 헌신과 경험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충분한 사전 차단 장비, 인력 보강, 운전자 경각심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상황에서 경찰관들은 매번 생명을 담보로 현장에 서고 있다.
故 이승철 경정의 순직은 단순한 개인의 희생으로만 기억되어서는 안 된다.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교통사고 처리 현장에서 경찰관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과 사회적 성찰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다 스러진 한 경찰관.
그의 마지막 근무지는 고속도로였고, 그의 마지막 시선은 여전히 국민을 향하고 있었다.
이제 남은 이들의 몫은, 그가 지키려 했던 안전을 제도와 책임으로 완성하는 일일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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