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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의 범죄세상] 야탑역 ‘익명 홍보’를 위한 공중 협박(살해), 가벼운 형벌이 던진 불길한 여운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6/01/13 11:53 수정 2026.01.13 12:01
- 공중살해협박은 심리적, 병리적 측면의 ‘관심 갈구형 범죄’의 전형이다
- 공감 능력의 심각한 결여다

오운석 기자(사진_굿모닝전북신문)

[제천의 범죄세상] 야탑역 ‘익명 홍보’를 위한 공중 협박(살해), 가벼운 형벌이 던진 불길한 여운

2024년 9월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 ‘야탑역에서 30명을 찌르고 죽겠다’는 살인 예고 글이 게시된 공중협박 사건은 단순한 온라인 장난이나 즉흥적 분노의 표출이 아니었다.

협박범은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진술했다. 그 황당한 동기 앞에서 시민들은 한동안 말을 잃었다. 경찰은 장갑차까지 동원하고, 총 529명의 경력을 긴급 투입해 시민 보호에 나섰다. 지역사회 뿐 아니라 회 전체가 위기 대응 모드로 전환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협박범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병과된 벌금은 5,500만원 정도였다.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비판이 즉각적으로 뒤따랐다. 이 사건은 ‘실제 피해가 없으니 형량도 가볍다’는 한국 처벌 체계의 구조적 약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무엇보다 신종 범죄의 병리적 특성과 사회적 파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심리적, 병리적 측면의 ‘관심 갈구형 범죄’의 전형이다
이번 사건은 사회병리학자들 분석은 최근 급증하는 ‘범죄적 관심욕구형 범행’의 특징을 그대로 갖고 있다.

익명성 중독 측면, 협박범은 “내가 운영하는 사이트를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는 타인의 생명 위협을 ‘트래픽(전송량 등) 유도 수단’으로 삼은 것으로, 온라인 익명성이 가져오는 도덕적 해이와 자기 중심적 사고가 극단적으로 표출된 것이다.

이러한 유형은 자신의 행동을 ‘현실 범죄’가 아니라 ‘온라인 이벤트’쯤으로 착각하며, 타인의 공포를 콘텐츠처럼 소비한다.

공감 능력의 심각한 결여다
살해 예고 범죄는 일반적 분노 범죄와 다르다. 분노 범죄는 감정의 폭발이 동기지만, 이 사건은 감정이 아니라 계산에 의해 발현됐다.
감정적 충동보다 한 단계 위험한 것은 ‘의도적 무감각’이다.

타인의 두려움과 고통이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한 재료로 전락한 상태. 이는 사회병리적 위험성이 높다.

협박범은 현실과 가상세계의 경계가 붕괴됐다
온라인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오프라인에서 실제 공포를 조성하는 ‘혼합 범죄’ 유형은 이미 해외에서도 경계 대상으로 분류된다. 현실 세계를 가상의 게임판처럼 취급하는 사고방식은 향후 더 큰 범죄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전문적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이 사건 판결 문제의 핵심은 ‘피해 없으면 약한 형량’이라는 법 감각의 한계다
징역 1년. 이번 판결은 결국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니 경미한 범죄”라는 한국 형사법의 고질적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본질은 피해 발생 여부가 아니라, 사회 전체를 테러 상황으로 몰아넣은 공포 그 자체다. 시민 수천 명이 야탑역 일대를 피했고 상권은 일시적 마비를 겪었으며 경찰력 529명이 투입됐고 장갑차까지 등장했다.

이 비용과 충격은 피해가 아닌가? 공포는 보이지 않을 뿐, 분명한 ‘사회적 피해’다. 최근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 이후 전국이 극도로 예민해진 상황에서, ‘가벼운 판결’은 비슷한 범죄를 시도하려는 자들에게 잘못된 신호가 될 수 있다. “실제 찌르지만 않으면 1년이면 끝난다”는 계산이 가능해지면서 공공안전이 무너지는 선례가 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형량 조정 등 문제
재판부의 양형 기준이 과거의 법 감정에 머물러 있다면, 범죄는 이미 미래형으로 진화했다. 온라인 플랫폼 시대의 범죄는 ‘물리적 피해’뿐 아니라 ‘사회적 혼란’과 ‘군중 심리 교란’이 핵심 피해다. 그럼에도 우리 형법은 여전히 20세기 패러다임에 머물러 있다. 의도적 살해 협박, 다중 살해 예고, 공공장소 테러 위협 등은 ‘피해 발생 여부’가 아니라 위험성 그 자체로 더 강하게 처벌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끝으로 매우 우려스러운 것은 가벼운 형량이 남긴 불길한 여운이다.
야탑역 사건은 단순한 협박 사건이 아니다. 이는 “관심을 위해서라면 공포조차 상품화하는 범죄자”가 등장한 시대의 신호탄이다. 이런 범죄에 가벼운 형량이 이어지면, 동일한 범행을 ‘모방’하려는 이들이 양산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이 문제를 과소평가할 여유가 없다. 처벌과 함께, 심리적, 병리적 진단 및 재범 위험성 평가를 포함한 종합적 대응 체계가 시급하다. 지금처럼 ‘피해 없으면 선처’라는 구식 판단으로는 미래형 범죄에 대응할 수 없다.

장갑차까지 출동했던 그날의 공포는 국민이 아니라 범죄자가 웃는 판결로 끝나서는 안 된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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