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세상] '합당(合黨)'이 전북에 독(毒)이 되지 않으려면 — ‘제3당 선택권’을 빼앗지 말아야...
전북 유권자의 속내는 단순하지 않다. 겉으로 보면 더불어민주당의 압승 지역이지만, 그 내부에는 분명한 균열과 의문이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 의문은 무엇일까?
“민주당 일당독주(一黨獨走) 말고, 제3의 당에 의해 강한 견제와 균형의 정치판을 만들자는 희망이 사라진다가 아닐까?”
이 질문의 틈새로 일부 전북 유권자들은 조국혁신당을 바라보면서 한편으로 올해 6.3 지선에서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기대도 해왔다.
일당 독주 민주당의 대안까지는 아니어도, 민주당을 견제할 수 있는 ‘제3의 정당’, 혹은 최소한의 긴장을 주는 장치로서의 의미였다. 그러나 갑자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나오자, 그 기대는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다시보면 전북에서 조국혁신당은 ‘대안’이 아니라 작은 ‘출구’일성 싶었다. 조국혁신당에 대한 전북의 기대를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지만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정권교체의 주역이 될 대안 정당이 아니라, 민주당 일당독주에 대한 불만이 머무는 출구였기 때문이다.
“찍을 데가 없어서 민주당을 찍는다”는 체념과, “그래도 최소한 다른 선택이 있다”는 안도감 사이의 차이는 꽤 크다. 그런데 합당을 통해 이 작은 출구마져 닫아버리는 결과가 올 듯 하다.
이렇듯 제3의 선택지가 사라지면, 유권자들은 반응은 무관심이나 무투표, 무소속 지지나 무소속 후보로 이동, 냉소주의 만연으로 찍어주되 마음은 콩밭에 있다는 것이다.
합당은 이 복합적 반응을 동시에 자극해 민주당에 대해 더 이상 기대를 하거나 더 나은 개혁은 없다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돌아서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합당이 개혁 세력끼리 결집일까? 이런 프레임으로 지선이 끝나고 나면 또 어떤 당파싸움이 일어날까?
민주당은 합당을 ‘개혁 진영 결집’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전북에서 이 프레임은 “유권자들이 원한 것이 아닌 그저 선택의 폭이 좁아져, 뭔가 하나가 사라진 것 쯤으로 치부하며 포기하게 되지 않을까?
| 조국혁신당 로고(사진_조죽당) |
그동안 전북 유권자 중 일부가 조국혁신당에 보내던 시선은 지지라기 보다 조용히 지켜보면서 돌아가는 걸 보자는 의미 였을 것. 그런 와중에 ‘합당’이란 행사가 전북에서 큰 기대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제3당의 존재 이유에 대한 중요성, 전북 유권자들의 속내에 대한 배려심까지 존중되지 않는 양당의 처사가 합당 이후에도 전북 정치의 발전적 변화가 크게 예견되지 않아서다. 결국 '공천 싸움'과 '자리 나눠먹기'로 직결될 것이라는 불신만 남을 공산이 크다. 변수로 국민의힘이 있지만 양당 합당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이 상황에서 합당은 ‘확장’이나 ‘개혁’이 아니라 정치적 단순화, 나쁘게 말하면 ‘그 밥에 그 나물’로 흘러가는 허무함이 맴돌지 않을까 싶다. 합당은 제도를 합치는 일이지만 '민심까지 합쳐지지 않는'다. 어느 특정인, 특정계파, 특정지역에만 이익이 되는 현실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전북에서 합당이 독이 되지 않으려면, 최소한 하나 이상은 남겨둬야 한다. “다른 선택이 가능하다”는 안도감, 또는 탈출구, 화풀이 대상도 필요하고 민주당도 언제든 견제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압박감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을 깨부수고, 공천이 곧 결선이라는 관행도 깨 부수려면 강한 대안 정당, 제3당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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