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세상] KB금융타운, 전북 금융사의 "폭발력 실은 분기점"이 될 것
KB금융지주가 전북 전주 혁신도시에 ‘KB금융타운’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지역 이전이나 사옥 건설을 넘어, 대한민국 금융지형의 축을 재편할 수 있는 중대한 선택이다. 전북 혁신도시에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가 자리한 이후 오랫동안 제기돼 온 ‘금융 생태계 공백’을 메울 실질적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을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KB금융그룹의 뿌리는 1963년 설립된 국민은행에서 출발한다. 국민의 저축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국민은행은 외환위기와 금융구조조정을 거치며 국가 기간금융기관의 역할을 수행해 왔고, 2008년 KB금융지주 출범 이후에는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을 아우르는 국내 대표 종합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민’이라는 이름이 상징하듯, KB금융의 성장은 국가경제와 궤를 같이해왔다.
이러한 KB금융이 전주 혁신도시를 선택했다는 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전주 혁신도시는 세계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가 이전한 이후, 금융 중심지로 도약할 잠재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 집적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채우지 못한 상태였다. KB금융타운은 이 공백을 메우는 첫 시도이자, ‘기금만 있는 혁신도시’에서 ‘금융이 작동하는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전환점이다.
이번 조성 계획은 단발성 이전이 아니라 단계적 로드맵으로 이해돼야 한다. 초기에는 금융 관련 부서와 연수·연구 기능을 중심으로 거점을 구축하고, 이후 자산운용·대체투자·연금 연계 금융 등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와의 협업 영역을 확대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 궁극적으로는 금융 인력, 금융 서비스, 금융 기술이 집적되는 실질적 금융타운으로 진화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분명히 짚어야 할 과제가 있다. KB금융 혼자의 결단만으로는 금융 생태계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제 다른 금융사들이 응답할 차례다.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보험사들이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와의 협업을 전제로 전주 혁신도시에 거점을 마련하고, 공동의 금융타운을 형성해야 한다. 이는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기금·금융·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합리적 선택이다.
금융타운 조성이 현실화될 경우, 전북 금융계에 미칠 파급효과는 적지 않다. 금융 전문 인력의 지역 정착, 청년층 일자리 창출, 지역 대학과 연계한 금융 인재 양성, 핀테크·금융 IT 산업 확장까지 연쇄 효과가 기대된다. 전북 경제가 농생명과 제조업 중심 구조를 넘어, 금융과 지식산업을 결합한 복합 산업 구조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전북도와 전주시 등 지자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행정적 지원을 넘어, 금융사들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 제도적·환경적 후원이 필요하다. 정주 여건 개선, 교육·의료 인프라 확충, 금융 인력에 대한 지역 정착 지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금융타운을 유치해놓고 ‘알아서 크라’는 식의 접근으로는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KB금융타운은 하나의 건설 사업이 아니다. 이는 전북이 금융을 통해 스스로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시험대다. KB금융의 결단이 외로운 실험으로 남을지, 아니면 다른 금융사와 지자체가 함께하는 생태적 전환의 출발점이 될지는 지금부터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전주 혁신도시가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와 금융타운을 양 축으로 삼아 대한민국 금융의 또 다른 중심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이번 KB금융타운이 그 변화의 첫 단추가 되길 바란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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