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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전북신문

[기획3] 英雄도 파국도 없는 "도망자"의 戒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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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3] 英雄도 파국도 없는 "도망자"의 戒嚴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6/02/18 17:05 수정 2026.02.18 17:20
- 위기감, 현실 도피, 그리고 파국 없는 파멸의 심리
- "나는 억울하다" 피해 의식에서 영웅심리 사라져
- 방해세력의 음모론을 들추며, 영웅이 아니라 비겁자로 낙인 찍힌다

 

반역 글(사진_굿모닝전북신문)

[기획3] 영웅도 파국도  없는 "도망자"의 계엄

권력이 붕괴 국면에 접어들 때 지도자가 보이는 심리 흐름은 역사적으로 닮아 있다.
실정 논란, 위법 의혹, 가족·측근 리스크, 지지율 붕괴, 내부 이탈이 겹치면서 권력자는 실패를 인정하기보다 “나는 억울하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피해자 코스프레로 이동한다. 문제의 원인은 자신이 아니라 ‘방해 세력’ ‘음모’, "'부정선거'로 치환시킨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비상 프레임, 계엄 담론이다. 계엄은 통치 전략이기 이전에 권력 상실의 공포로부터 도망치는 심리적 자구책이다. 정상적 절차로는 출구가 보이지 않을 때, 권력자는 현실을 ‘전시 상태’로 과장해 자신을 ‘최후의 수호자’로 신화화한다. 이는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는 권력자의 전형적인 도피 심리다.

12.3 계엄은 히틀러와 나치 지도부의 최후와 비교하면 유사점도 있다.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내부 배신자 논리를 만들어 내고, 자신을 ‘국가의 마지막 방패’로 설정하는 역할극과 닮았다. 그러나 결정적 차이도 있다. 히틀러는 왜곡된 형태로나마 자살을 통해 ‘영웅적 파멸’이라는 자기 서사를 만들었다. 반면 오늘의 사태는 국가·이념을 위한 비극적 자기희생조차 없다. 법정에서조차 보이지 않고 오히려 선동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남는 것은 개인·가족·측근의 책임을 미루려는 소극적 도피형 권력자의 모습일 뿐이다.

이 점에서 우리는 ‘영웅 없는 몰락’을 보고 있다. 파괴적 광기의 독재자도 아니고, 냉혹한 군사 쿠데타 세력도 아닌 제도 안에서 패배하자 제도를 흔들어 시간을 벌려는 모습. 이것이야말로 현대 민주주의가 맞닥뜨린 전무후무한 새로운 형태의 위험이 아니고 무엇인가?

반역은 더 이상 탱크를 타고 오지 않는다. 반역은 오늘 날 자유니 민주니, 애국이니 하는 선량한 법의 얼굴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 반역에는, 더 이상 영웅적 서사조차 없다.

 

 

 

굿모닝전북신문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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