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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세상]정책 과정을 보여주는 “스트림형 리더십” 대통령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6/03/11 10:26 수정 2026.03.11 10:39
- 디지털 시대 행정 리더십의 새로운 흐름
- 전국의 지방정부에도 시사점 많아, 한 단계 업그레이드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사진-자료 캪춰)

[제천세상] 정책 과정을 보여주는 “스트림형 리더십” 대통령

 시대가 바뀌면 리더십도 달라진다. 산업화 시기에는 강력한 결단형 지도자가 국가 발전을 이끌었고, 민주화 이후에는 가치와 철학을 강조하는 지도자가 정치의 방향을 제시했다. 오늘날 디지털 환경 속의 민주주의는 또 다른 유형의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정책 결과만 발표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국민에게 설명하고 공유하는 지도자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주는 통치 방식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목받고 있다. 정책 간담회와 현장 토론, 타운홀 미팅 방식의 의견 수렴 등은 정책을 완성된 결과로 발표하기보다 형성과정을 공개하는 방식에 가깝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를 정책 과정 공유형 리더십, 네트워크형 거버넌스(Network Governance)형 리더십, 혹은 스트리밍형 리더십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하기도 해 이 난에 조명한다. .

현대 정치에서 대통령 리더십의 유형은 시대별로 분명한 차이를 보여 왔다.

박정희 대통령은 결단형 리더십의 대표적 사례다.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같은 국가적 프로젝트는 강력한 추진력으로 이루어졌다. 국가 발전에 큰 역할을 했지만 정책 과정은 국민에게 공개되기보다는 중앙 권력 중심 구조 속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김대중 대통령은 철학과 방향을 제시하는 정치 지도자로 평가된다. 남북 관계에서 ‘햇볕정책’을 통해 대결에서 교류로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이는 한국 정치의 큰 전환점이었지만 정책 논의 과정 자체가 공개된 구조는 아니었다.

미국의 루즈벨트(Franklin D. Roosevelt) 대통령은 정책 설명형 리더십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공황 시기 라디오 방송인 ‘노변담화’를 통해 뉴딜 정책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며 정책 추진의 사회적 동력을 확보했다. 정책을 국민에게 이해시키는 리더십이었다.

또한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은 ‘데이터와 논리’를 통해 정책을 설명하는 지도자로 평가된다. 의료보험 개혁 과정에서 경제 자료와 정책 분석을 바탕으로 국민을 설득하는 정치 방식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사례들과 비교할 때 이재명 대통령의 통치 방식은 또 다른 특징을 보인다. 정책을 설명하는 단계를 넘어 ‘정책 형성과정 자체를 공개’하고 토론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치 방식은 현대 정치학에서도 설명되고 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정치학자 펑(Archon Fung) 교수는 현대 민주주의가 발전하면서 정부의 정책 과정이 점점 더 개방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책 결과만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 형성과정 자체가 공개되고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는 구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MIT의 법학·정치학 교수인 벵클러( Yochai Benkler)는 디지털 시대의 정치 구조를 네트워크형 거버넌스로 설명한다. 정부와 시민, 전문가 집단이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 속에서 정책이 형성되는 새로운 정치 환경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적 관점에서 보면 정책 토론과 현장 의견 수렴을 통해 정책 방향을 만들어가는 이재명 대통령의 방식은 디지털 시대 행정 환경과도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리더십의 의미는 단순히 대통령 개인의 정치 스타일에 있지 않다. 정책이 비공개 회의에서 완성된 뒤 발표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정책 형성과정 자체가 사회와 공유되는 행정 문화로 변화할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중앙정부뿐 아니라 전국의 지방정부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행정은 더 이상 일방적 지시나 폐쇄적 결정에 머무르기보다 정책을 설명하고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한국 정치가 지금까지 결단형 리더십과 가치 중심 리더십, 정책 설명형 리더십을 거쳐 왔다면 이제는 정책 형성과정을 사회와 공유하는 새로운 통치 방식이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그것은 단지 한 대통령의 통치 방식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정부와 사회가 정책을 함께 이해하고 해결해 나가는 보다 성숙한 행정 문화로 나아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대통령 한 사람의 스타일을 넘어, 한국 행정 전체가 보다 개방적이고 책임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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