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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관영, 이원택 도지사 후보간 끝장토론(사진_AI이미지 생성) |
[정치칼럼] 金·李, 끝장토론 ‘전북 정치 품격론’으로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판이 예상치 못한 국면을 맞았다. 12·3 계엄 선포 당시 전북도청사 폐쇄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자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후보가 김관영 후보에게 공개 끝장토론을 제안했고, 김 후보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전북 정치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이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두 후보 간 치열한 공방이다. 그러나 이 장면을 단순한 정치적 충돌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번 사건은 전북 정치가 한 단계 더 성숙한 정치문화로 나아갈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전북은 한국 정치사에서 독특한 지역이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헌신, 공공성과 정의에 대한 높은 감수성, 그리고 정치권을 향한 엄격한 도덕적 기준이 오랫동안 지역 정치문화의 밑바탕을 이루어 왔다. 그렇기에 전북 정치에서 벌어지는 논쟁은 언제나 “이 논쟁이 전북의 품격을 높이고 있는가.”로 귀결된다.
정치가 때로는 충돌과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경쟁이 품격을 잃는 순간 정치의 수준은 곧바로 추락한다. 특히 지금처럼 ‘내란’, ‘계엄’이라는 무거운 역사적 단어가 등장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 문제를 가볍게 다루거나 정치적 낙인 싸움으로 소비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두 정치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북 정치 전체의 품격 문제가 된다. 반대로 이번 토론이 냉정한 사실 검증과 책임 있는 정치적 논쟁으로 이어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당시 행정 판단은 무엇이었는지, 위기 상황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앞으로 국가적 비상 상황에서 전북은 어떤 행정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지 등 이러한 질문으로 논쟁이 확장된다면 이번 토론은 단순한 경선 이벤트가 아니라 전북 정치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정치사에는 경쟁이 서로를 파괴하기보다 오히려 정치인의 체급을 키운 사례가 적지 않았다. 사자성어 중 용호상박(龍虎相搏)이란 말, 이것은 단순한 싸움이 아니라 용과 호랑이의 영웅간 대결을 일컫는다. 용과 호랑이가 맞붙는다는 것은 서로가 그만큼 강한 존재라는 뜻이며, 그 긴장 속에서 새로운 균형이 만들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정치가 아니라 서로의 논리를 넘어서는 더 큰 담론을 제시하는 정치가 등장할 때 정치인의 위상은 커진다.
만약 이번 토론에서 두 후보가 감정적 공방을 넘어 전북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단계로 나아간다면, 그 순간 전북 정치판은 단순한 경선의 장이 아니라 정치적 품격을 보여주는 무대로 변할 것이다. 전북 유권자들은 결코 가벼운 정치에 쉽게 흔들리는 집단이 아니다. 오히려 역사적으로 볼 때 전북 도민들은 정치인의 말과 태도, 그리고 공적 책임을 매우 냉정하게 평가해 온 유권자 집단이다.
그래서 이번 토론의 진짜 심판 역시 결국 전북 도민들의 집단지성이다. 두 후보가 서로를 향한 공격에 몰두한다면 도민들은 냉정하게 등을 돌릴 것이고,
반대로 품격 있는 논쟁과 큰 담론을 보여준다면 그 자체가 정치적 자산이 될 것이다. 정치는 결국 사람의 크기를 드러내는 무대다.
상대를 쓰러뜨리는 정치가 아니라 서로의 경쟁 속에서 정치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정치, 지금 전북 정치가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품격의 정치다. 이번 끝장토론이 단순한 공방으로 끝날지 아니면 전북 정치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는 계기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있다.
싸우되 추해지지 말 것.
논쟁하되 전북의 자존을 지킬 것.
그 원칙이 지켜질 때 이번 토론은
한 사람의 승패를 넘어 전북 정치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사적 장면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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