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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국원전동맹, “주민 안전 외면한 졸속 특별법… 30km 확대·재정지원 보완 시급”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입력 2025/09/18 11:44
“정부, 원전 인근 503만명 주민 외면… 형식적 법령 아닌 실질적 대책 마련해야”

[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전국원전인근지역 동맹 행정협의회(회장 권익현 부안군수, 이하 전국원전동맹)가 정부의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정안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원전 인근 주민 안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전면적인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 - 전국원전인근지역 동맹 행정협의회(회장 권익현 부안군수, 이하 전국원전동맹)가 정부의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정안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원전 인근 주민 안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전면적인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부안군 제공)

18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국원전동맹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특별법은 주민 동의와 공론화 절차를 철저히 배제한 채, 원전 부지 내 임시저장시설 설치를 사실상 합법화하려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성토했다. 이번 회견에는 전국 23개 지자체가 뜻을 모았고, 현장에는 권익현 부안군수와 심덕섭 고창군수가 참석해 공동 대응 의지를 분명히 했다.

“임시저장시설 영구화 위험, 주민 동의 없는 강행은 폭거”

전국원전동맹은 특별법이 내세운 2050년·2060년 최종 처분장 운영 계획이 “강제조항이 아닌 임의조항”이라는 점을 꼬집으며 “결국 임시저장시설이 사실상 영구화될 위험이 크다”고 직격했다. 이들은 “정부는 ‘노력하겠다’는 모호한 표현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주민 동의 없는 강행은 또 다른 사회적 갈등과 불신을 증폭시킬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특히, 특별법 시행령에서 원전 주변 지역을 반경 5km로 한정한 조항은 “국제적 기준을 정면으로 거스른 후진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미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이 30km로 확대된 상황에서, 정부만 구시대적 잣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5km 기준은 낡은 논리… 최소 30km 확대해야”

권익현 부안군수는 “5km 기준은 1989년 발전소주변지역법 제정 당시 단순 민원 발생 범위에 근거한 것일 뿐, 과학적·객관적 타당성이 전혀 없다”며 “원전 안전 문제를 단순 민원 처리 수준으로 축소한 정부의 안일한 태도는 국민 안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후쿠시마 사고를 목격한 세계는 이미 30km 기준을 정착시켰다. 이제라도 한국도 최소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30km 확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 지원 제외된 5개 지자체, 정부는 책임 회피 말라”

심덕섭 고창군수 역시 정부의 편파적 지원을 정조준했다. 그는 “원전 인근 지자체는 원전 소재지와 똑같은 위험을 짊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주변 지역’ 범위에서 제외됐다는 이유로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지역자원시설세 일부 지원이 시작됐으나 부안·고창·삼척·양산·유성 등 5개 지자체는 여전히 소외된 상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 군수는 이어 “정부는 미교부 지자체에 대한 별도 재정지원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방치한다면 지역 갈등은 물론 정부 불신만 키우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전국원전동맹의 무게감 있는 경고

전국원전동맹은 방사능방재법에 따라 정부가 비상계획구역을 30km로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제도적·재정적 지원은 여전히 ‘선택적·편파적’으로 집행되는 현실을 강력히 문제 삼고 있다.

이들은 원전 인근 23개 지자체, 주민 503만명의 안전 확보를 위해 결성된 연대체로, 이번 기자회견은 단순한 반대가 아닌 ‘국민 안전 최우선 원칙’을 다시 한번 일깨운 경고음이었다.

정부가 졸속으로 추진하는 특별법 시행령은 원전 인근 지역 주민들의 불안과 분노를 증폭시키고 있다. 더는 보여주기식 ‘형식적 안전 대책’이 아닌, 국제 기준에 맞는 주민 안전 보완·재정 지원 강화·공론화 절차 보장이라는 3대 원칙이 확립되지 않는 한 갈등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원전은 국가 전체의 에너지 문제이지 결코 특정 지역만의 희생으로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주민을 배제한 일방통행을 멈추고, 원전 인근 지역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국가 에너지 정책의 신뢰와 정당성을 확보하는 첫걸음이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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