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부안군이 「2025 청년 실태조사 연구용역」을 마무리하며 ‘청년 정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작 드러난 결과는 참담했다. 청년UP센터 운영, 주거비 지원 등 필요도는 높지만 만족도는 바닥인 사업들이 핵심 과제로 지목된 것이다. 다시 말해, 청년이 요구하는 정책과 실제로 체감하는 행정의 온도 차가 극심하다는 방증이다. 이는 행정이 지난 수년간 ‘보여주기식 사업’에 치중해 왔음을 드러낸 적나라한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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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부안군, 2025 청년 실태조사 연구용역 마무리(부안군 제공) |
부안군의 청년 문제는 단순히 한두 개의 사업 실패로 환원될 수 없다. 문제의 본질은 구조적이다. 일자리 없는 지역, 천편일률적 지원책, 문화·여가 공간의 부재, 그리고 청년이 지역에서 자부심을 가질 수 없는 낡은 행정 구조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청년 정책”을 수십 차례 외쳤지만, 정작 청년이 느낀 건 ‘공허한 구호’였다는 사실이 이번 조사로 확인된 셈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첫째, 정책 설계 단계부터 청년 참여를 제도화해야 한다. 단순히 설문 조사에 응답하는 수준을 넘어, 청년이 직접 기획과 집행 과정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행정 주도-청년 수혜’라는 구도를 깨지 못한다면, 만족도는 언제나 낮을 수밖에 없다.
둘째, 지역 특화형 일자리 창출이 절실하다. 부안군은 농어촌과 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청년에게 매력적인 산업 구조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단순 지원금이 아닌, 로컬벤처·스마트농업·해양바이오 등 미래 산업과 연계한 전략적 일자리 창출이 뒤따라야 한다. 일자리가 없는 곳에서 청년을 붙잡겠다는 것은 모순이다.
셋째, 주거 정책은 생색내기 지원을 넘어야 한다. 월 수만 원 보조금으로는 청년 정착 의지를 이끌어낼 수 없다. 군 자체 재정만으로 한계가 명확하다면, 전북특별자치도 및 중앙정부와 연계해 실질적 규모의 주거 안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 확대, 청년 맞춤형 임대료 지원 등 ‘삶의 기반’을 다져주지 않는 한, 청년은 돌아오지 않는다.
넷째, 청년UP센터의 기능을 전면 재편해야 한다. 현재 센터는 단순 행정 프로그램 홍보 창구로 전락했다. 청년이 모여 네트워킹하고, 창업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는 실질적 플랫폼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예산만 잡아먹는 ‘유령 건물’로 남을 것이다. 운영 주체를 행정이 독점할 게 아니라, 청년단체·민간 전문가와 공동 운영하는 방식으로 혁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행정의 관성 타파가 절실하다. 청년 정책이 회의실 보고용 자료에 그쳐서는 안 된다. 연구용역 보고서가 쌓일수록 문제 해결은 늦어지고, 청년은 더 빠르게 지역을 떠난다. 정책의 성패는 ‘얼마나 집행했는가’에 달려 있다. 예산 투입 시 성과 지표를 분명히 하고, 실행 결과를 군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부안군은 보고회에서 “청년의 목소리를 반영했다”고 자평했지만, 이제는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 청년이 체감하지 못하는 정책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더구나 청년 유출은 지역 공동체 붕괴로 직결되는 치명적 위기다. 늦장 대응은 곧 부안군의 미래 자체를 갉아먹는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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