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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마을운동부안군지회, 기후 위기 극복‧탄소중립 실천 단감나무 식재 / 부안군 제공 |
[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새마을조직이 기후 위기와 탄소중립을 책상 위 구호가 아니라 ‘삽과 흙’이 있는 현장 실천으로 끌어내리고 있다. 새마을운동부안군지회(지회장 권명식)는 28일 부안 해뜰마루 내 나눔 과수원에서 회원 50여 명과 함께 단감나무 50그루를 추가로 식재하며, 기후 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실천에 방점을 찍었다. 이번 행사는 부안군새마을청년연대(회장 송병준)의 사업이자 ‘부안군 고향사랑기부제’ 지정 기부 사업인 ‘환경 살리기 프로젝트’와 연계된 현장형 환경 캠페인이다.
“구호가 아니라 삽을 들었다” 해뜰마루에 선 새마을인들
28일 해뜰마루 나눔 과수원에는 이른 아침부터 형형색색 조끼를 입은 새마을 회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삽과 호미, 물품을 나눠 들었다. 늦가을 찬 바람 속에서도 회원들은 구덩이를 파고, 흙을 돋우고, 단감 묘목을 세우는 작업을 쉼 없이 이어갔다. 누가 지시해서가 아니라, 각자 맡은 줄을 챙기고 옆 줄을 도우며 현장은 하나의 유기적인 ‘현장 조직’처럼 움직였다.
줄 맞춰 세워진 단감 묘목마다 이름표가 달리고, 물뿌리개가 한 번씩 더 지나갈 때마다 회원들의 손에는 흙이 가득 묻었다. “기후 위기, 탄소중립 다 좋은데 결국 이렇게 나무 한 그루라도 더 심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회원들의 짧은 말 속에는, 말뿐인 캠페인에 대한 피로감과 실천 중심 환경운동에 대한 자부심이 동시에 배어 있었다.
2019년 시작된 ‘나눔 과수원’, 부안의 생활형 녹색 인프라로 성장
이번 식재가 이뤄진 ‘나눔 과수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상징물이 아니다. 새마을운동부안군지회는 지난 2019년 4월 5일 식목일을 기점으로 ‘1인 1그루 나무 심기 운동’을 본격화했고, 그 결과 현재 450여 그루의 단감나무가 조성돼 있다. 이번에 추가로 심은 50그루까지 더하면, 해뜰마루 나눔 과수원에는 500여 그루에 달하는 단감나무가 뿌리를 내리게 된다.
이 과수원은 단순한 조경 공간이 아니라 ‘생명·평화·공경’이라는 새마을운동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생활 밀착형 녹색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주민과 회원들이 함께 걸으며 담소를 나누고, 아이들이 나무를 직접 만지며 생명의 가치를 배우는 교육의 장이자, 지역 공동체가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후 위기 담론이 추상적인 숫자와 국제 회의장에 갇혀 있을 때, 부안의 나눔 과수원은 삶의 현장에서 움직이는 ‘살아있는 환경교육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나무 한 그루가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
권명식 새마을운동부안군지회장은 이날 단감나무 식재 현장에서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직접 살펴보며 의미를 분명히 짚었다. 그는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은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이고, 회원들의 작은 실천이 모여 부안을 더욱 푸르고 건강한 공동체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부안군 고향사랑기부제와 발맞춰 환경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펼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기후 위기 대응을 행정이나 국제 논의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지역 현장의 절박한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실제로 농촌 지역은 이상기후, 폭우·가뭄, 병해충 변화 등 기후 위기의 최전선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대응 논의는 여전히 ‘도시 중심’에서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 새마을운동부안군지회의 나무 심기 운동은 이러한 구조를 정면으로 비틀고, 농촌이 기후 위기 대응의 ‘수동적 피해자’가 아니라 ‘능동적 주체’로 나서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고향사랑기부제와 결합한 ‘환경 살리기 프로젝트’
이번 단감나무 식재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부안군 고향사랑기부제’ 지정 기부 사업인 ‘환경 살리기 프로젝트’와 긴밀하게 연계됐다는 점이다. 단순한 나무 심기 행사를 넘어, 고향사랑기부제가 지향하는 재정 분권·지역 상생·지속 가능 발전의 가치를 현장에서 구현하는 파일럿 모델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안군 관계자는 “지회의 적극적인 환경 실천 활동은 고향사랑기부제가 지향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가치와 완벽하게 부합한다”며 “앞으로도 군민, 새마을조직, 기부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환경사업을 확대해 부안군이 기부자와 지역·환경이 함께 발전하는 상생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한마디는 고향사랑기부제를 단순한 ‘기부 유치 경쟁’ 수준에 가두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기부금을 환경·교육·복지 등 공익성 높은 영역에 전략적으로 배치하고, 그 결과를 군민과 기부자 모두가 체감하는 구조로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다. 특히 이번 ‘환경 살리기 프로젝트’는 기부금이 현장에서 나무 한 그루, 묘목 한 포기로 구체화되는 만큼, 기부자가 자신의 기부가 어느 토양에서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ESG형 사업이다.
농촌 흙살리기, 자원순환까지…생활형 환경행정의 민간 파트너
새마을운동부안군지회는 단지 나무만 심는 조직이 아니다. 2023년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이후,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기 위한 홍보와 기부 독려 활동을 사실상 ‘민간 선도 조직’ 수준으로 전개해왔다.
나무 심기 운동과 더불어, 고향사랑기금을 활용해 헌옷 수거, 농약병 수거 등 농촌흙살리기 운동도 병행하고 있다. 이는 농촌 지역 곳곳에 방치되기 쉬운 폐기물을 체계적으로 회수해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작업이자, 미세 플라스틱·토양오염을 예방하는 환경 행정의 전초전이다. 행정이 일일이 손을 뻗기 어려운 골목과 들녘 사이사이를 민간 조직이 촘촘하게 메우는 구조로, 부안군 환경정책의 실질적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 사회에서는 이러한 활동들이 “조용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환경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눈에 띄는 홍보탑이나 대형 행사보다, 마을 단위로 스며드는 생활형 환경 운동이 실제 체감 변화를 만든다는 것을 부안군민들은 이미 현장에서 경험하고 있다.
기후 위기 시대, ‘작지만 확실한 변화’를 만드는 모델
전문가들은 기후 위기와 탄소중립을 둘러싼 논의가 거대 담론에 치우칠수록 현장에서의 실천 동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해 왔다. 탄소 배출량, 국가 목표, 국제 협약 등은 중요하지만, 주민 입장에서 직접 손에 잡히는 변화가 없으면 결국 ‘남의 이야기’로 끝나기 쉽다.
새마을운동부안군지회의 단감나무 식재 사업은 이 지점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 주민이 직접 삽을 들고, 나무를 심고, 물을 주고, 열매가 열리는 과정을 함께 보며 “기후 위기 대응이 이렇게 내 삶과 연결돼 있었구나”를 체감하게 만든다. 여기에 고향사랑기부제가 결합하면서, 외부 기부자들도 ‘내가 보낸 정성이 부안의 나무가 되고, 환경 교육장이 되고 있다’는 명확한 서사를 공유하게 된다.
이 구조가 더 정교하게 다듬어질 경우, 부안군은 단감나무 한 그루에서 출발한 환경 사업을 ‘기후 위기 대응–탄소중립–자원순환–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통합형 지역 상생 모델로 확장할 수 있다. 이는 전북특별자치도 내 다른 시·군, 더 나아가 전국 기초지자체가 벤치마킹할 만한 선도 사례로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
과제는 ‘지속성’…학교·청년·기부자 참여 넓혀야
물론 과제도 있다. 가장 큰 키워드는 ‘지속성’이다. 나무를 심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그 나무를 어떻게 가꾸고, 어떻게 주민·청년·아이들에게 돌려줄 것인가 하는 문제다. 단순한 행사성 식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나눔 과수원을 중심으로 한 연중 프로그램화가 필요하다.
첫째, 학교·청소년과의 연계가 중요하다. 초·중·고 학생들이 정기적으로 나눔 과수원을 찾고, ‘내가 맡은 나무’를 직접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기후 위기 교육과 시민성 교육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둘째, 부안군새마을청년연대를 중심으로 청년층의 참여를 조직화해, 나무 심기와 자원순환, 농촌흙살리기 운동을 ‘청년 친화형 봉사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셋째, 고향사랑기부자를 대상으로 과수원 방문 행사, 온라인 생육 현황 공유 등 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하면, 기부자의 신뢰와 참여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제를 새마을 조직과 부안군, 교육계, 민간단체가 함께 풀어낸다면, 해뜰마루 나눔 과수원은 단순한 과수원이 아니라 전북특별자치도 차원의 대표적인 탄소중립 교육·실천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지역을 가꾼다”
28일 단감나무 50그루가 새로 뿌리내린 해뜰마루는 겉으로 보기에 그저 평범한 과수원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는 기후 위기에 맞서겠다는 의지, 고향을 살리겠다는 책임감, 다음 세대에게 빚지지 않겠다는 약속이 함께 묻혀 있다.
새마을운동부안군지회와 부안군,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부로 힘을 보태는 고향사랑기부제 기부자들이 서로의 역할을 분명히 나누고, 동시에 한 방향을 바라볼 때, 부안은 ‘작은 군’이 아니라 ‘탄소중립과 환경 상생 모델을 먼저 구현한 군’으로 기록될 것이다.
삽을 들고 흙을 다지는 회원들의 손끝에서,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의 미래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자라고 있다. 그것이 바로 이번 단감나무 50그루가 갖는,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진짜 가치다.
최진수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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